국힘 전대 ‘역선택 방지 조항’ 대립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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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서 앞선 나경원 ‘필요’ 주장
일반 여론 우세 유승민은 ‘부정적’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신원식 의원(가운데),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신원식 의원(가운데),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핵심 변수인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당권주자 간 논쟁도 치열해질 조짐이다. 지지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당 지지자의 답변을 차단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가장 첨예한 대립 지점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작년 당 대표 선거 때 역선택 방지 조항을 뒀기 때문에 이번에 거기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좀 맞지 않다”며 조항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심’ 공략에 적극적인 김기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에 찬성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반대로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유승민 전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에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기사를 SNS에 올렸는데, 해당 기사에는 ‘유 전 의원의 선전이 역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는 대목이 나온다. 자신의 지지율을 야권 지지층의 역선택이라고 보는 시각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당원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조정하고, 예비 경선(컷오프) 등의 룰을 도입하는 부분도 추후 논란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6·11 전대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30% 비율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몰표를 받은 결과, 당원 투표(70%)에서 1위를 차지한 나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 바 있다. 그러나 전대 준비를 책임지는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아직 전대 시기조차도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룰에 대한 예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승민·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당권 경쟁자인 김 의원이 전날 자신과 유 전 의원 등을 겨냥해 “차기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해서는 안 된다”며 불출마를 압박한 데 대한 반박성 메시지로 읽힌다.

 김 의원이 안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을 연일 공격하며 열세인 인지도를 만회하려는 셈법인 반면, 안 의원은 반대로 인지도가 높은 두 사람에게 동시 출마를 요구하면서 강점인 대중성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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