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정일우 “15년 만의 스크린 귀환작, BIFF서 선보여 기분 좋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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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에서 만난 영화인] ‘고속도로 가족’ 배우 정일우

복합적인 감정 변화 잘 소화
“연기 어렵지만 날 행복하게 해”

배우 정일우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전세계 영화인을 만나고 있다.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배우 정일우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전세계 영화인을 만나고 있다.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어요. 의미 있는 작품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여 정말 좋습니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배우 정일우(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은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는데 공개 이후 관객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정일우가 있다. 최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근처에서 만난 정일우는 “관객들과 만나 영화 이야기를 하니 즐겁다”며 밝게 웃었다.

이 작품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던 가족이 한 사람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간 주로 드라마로 대중을 만났던 정일우는 이 영화로 2007년 선보인 ‘내 사랑’ 이후 15년 만에 국내 영화마을을 찾는다. 그는 이 작품에서 만삭의 아내, 두 아이와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아빠 ‘기우’를 연기했다.

영화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영화사 설렘·고고스튜디오 제공 영화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영화사 설렘·고고스튜디오 제공

작품 속 정일우의 180도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띈다.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는 오간 데 없고 행복과 우울, 불안, 저항, 분노 등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초반에 천진한 표정으로 “2만 원만 빌려 달라”고 하는 기우의 모습부터 극한의 변화에 내몰린 뒤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까지 감정의 스펙트럼을 폭넓게 표현했다. 그는 “무엇보다 인물의 감정 변화를 잘 표현하면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했다”면서 “감정신을 찍을 때는 휴게소를 혼자 걷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감정 정리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일우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이라 완전히 색다른 모습을 보여 드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그간의 여러 경험 덕분에 감정의 결을 잘 살릴 수 있었단다. “예전에 외국의 역 근처에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있는 분들을 본 적이 있어요. 이번에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죠. 하루에 40km씩 아무 생각 없이 순례길을 걸었던 경험도 도움이 많이 됐고요. 다양한 경험 덕분에 얽히고설킨 인물의 모습을 잘 그릴 수 있었어요.”

배우 정일우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전세계 영화인을 만나고 있다.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배우 정일우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전세계 영화인을 만나고 있다.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스크린 속 정일우를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빠져든다. 이야기 진행의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사건의 전환을 이끄는 인물이어서다. 정일우는 섬세한 감정 연기는 물론, 캐릭터의 외적 표현에도 신경을 썼다. 정일우는 “의상부터 분장, 헤어 스타일 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며 “감독님이 동묘에 가서 의상을 직접 사오셨고, 신발도 20년 가까이 된 걸 신고 촬영했다”고 귀띔했다. “평소에 감정을 밖으로 잘 표출하는 편이 아니에요. 감정이 앞서면 실수를 할 수 있잖아요. 내면의 감정 변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기우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을 좀 해소한 것 같기도 해요.(웃음)”

영화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영화사 설렘·고고스튜디오 제공 영화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영화사 설렘·고고스튜디오 제공
2006년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연기를 시작한 정일우는 올해 연예게 데뷔 17년을 맞았다. 사진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배우 정일우.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2006년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연기를 시작한 정일우는 올해 연예게 데뷔 17년을 맞았다. 사진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고속도로 가족’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배우 정일우. 9아토엔터테인먼트·제이원인터내셔널컴퍼니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연기를 시작한 정일우는 데뷔 17년을 맞았다. 정일우는 “연기는 늘 어렵고 새롭지만 날 행복하게 한다”며 “연기를 할 때 가장 살아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 마디 말보다 감정을 실은 눈빛 한번이 더 중요하다”면서 “연기를 해 나가면서 그런 점을 더 깨닫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늘 초심을 생각할 거예요. 작품을 할 때마다 영혼을 갈아서라도 잘 만들고 싶은 열정이 있거든요. 기회가 되면 부산 촬영도 꼭 해보고 싶어요. 쉴 때 혼자 여행을 올 정도로 정말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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