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짓·짬짜미' 의혹의 장낙대교 환경영향평가
학회 미등록 시 고위공무원 논문 인용
낙동강유역청 거짓 판단 땐 파문 예상
에코델타시티 핵심 인프라의 하나인 장낙대교 건설사업이 환경영향평가서 거짓 작성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은 에코델타시티 전경. 부산일보DB
에코델타시티 핵심 인프라의 하나인 장낙대교 건설사업이 환경영향평가서 ‘거짓·짬짜미’ 의혹에 휩싸였다. 부산시가 환경영향평가서에 시 고위공무원이 작성한 학회 미등록 논문을 인용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환경영향평가법상 ‘거짓 작성’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허가권자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거짓 작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는데 결과에 따라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 엉터리 작성으로 평가 업체가 사법 처리를 받았는데 이번엔 거짓 작성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다.
장낙대교는 강서구 생곡동과 에코델타시티를 잇는 왕복 6차로 도로로 1300억 원이 투입된다. 장낙대교에서 시작해 에코델타시티를 관통하고 엄궁대교~승학터널~북항으로 이어진다. 시는 지난해 말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는데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현지 조사, 영향 예측 등이 미흡하다며 반려하자 올 6월 다시 제출하면서 문제의 논문을 포함한 것이다. 시는 문헌 자료를 이용한 영향 예측 항목에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에서의 고니류 서식지 분석’ 등 논문 2개를 인용했는데 1저자가 이근희 시 환경물정책실장이다. 시의 환경정책을 총괄하는 최고 실무 책임자의 논문을 인용한 자체로 짜고 친다는 ‘짬짜미’ 논란이 불가피한데 정식 논문으로 인정되지 않은 자료라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장낙대교 의혹에 앞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대저대교는 환경영향평가서 엉터리 작성으로 물의를 빚었다. 환경 단체의 문제 제기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조사에 나섰는데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서식지가 누락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안 노선을 둘러싸고 공방이 계속되는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저대교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로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장낙대교 거짓·짬짜미 의혹까지 더해져 시 스스로 환경정책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낙대교 문제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28일 전문가 토론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시가 정체불명의 유령 논문을 평가서에 인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시는 환경영향평가서에 인용할 수 있는 문헌 자료는 꼭 학회에서 인정된 논문만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홍동곤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학회 등록 이전 논문이 포함됐다면 거짓·부실의 소지가 있다”며 전문위원회를 열어 판단하겠다고 했다. 서부산 개발사업이 집중되고 있는 낙동강하구 일대는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개발과 환경의 조화가 중요한 지역이다. 제대로 된 개발을 위해서도 환경문제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할 시가 엉터리에 짬짜미 의혹까지 받아서야 될 일인가. 시의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