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잇단 ‘빅스텝’에… 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 우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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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주택 가격 3∼4% 하락 전망”

12일 금통위의 빅스텝으로 부동산 시장에 빙하기가 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부산 동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 정종회 기자 jjh@ 12일 금통위의 빅스텝으로 부동산 시장에 빙하기가 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부산 동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 정종회 기자 jjh@

한국은행이 12일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것)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3%에 접어들면서 이미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보다 훨씬 심각한 면이 있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최근 2년간 많이 올랐기 때문에 떨어질 수 있다 해도 거래가 심각하게 침체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는 금리여서 이번 빅스텝으로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됐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거래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다음 달 만약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연말 한은 금리 상단은 3.5%까지 올라갈 수 있고 개인이 체감하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8%대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첫째 주 부산 아파트 가격은 1주일 전에 비해 0.19% 하락했고 해운대(-0.32%) 수영(-0.31%) 동래(-0.34%) 등 ‘해수동’이라고 불리던 인기지역의 하락폭이 컸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후 어느 정도 시장의 반응을 기대했으나 규제 해제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아울러 지난 8월 부산 아파트 매매 거래는 1271건으로 2013년 1월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지금으로선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나도 없다”며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에 대한 답도 없는 상황이지만 3년 정도는 이런 침체를 겪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사하구 한 브랜드 아파트가 12월 말 입주가 시작되는데 전세매물이 300건 넘게 나왔다”며 “이들이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즘은 세입자가 월세를 찾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대출을 받느니 그냥 월세를 내겠다는 것.

김혜신 지사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조정대상지역을 풀어준 의미가 없어졌다”며 “박근혜 정부 때 시행했던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감면 등 거래를 활성화하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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