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사업비 분담, 지금 결정해도 13개월 소요”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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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길 의원, 해수부 국감서 제기

답변 나선 조승환 해수부 장관
“오페라하우스 건립 등 중요 사업
북항재개발사업에 흡수해 추진”
2024년 상반기 개관도 불투명

부산항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현장. 부산일보DB 부산항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현장. 부산일보DB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지에 건립 중인 ‘부산 오페라하우스 사업’이 북항재개발사업에 흡수되어 진행될 경우, 사업비 분담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최소 1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당장 분담 협의에 들어가도 사실상 내년까지 오페라하우스 준공은 어렵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지 내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 체결 이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에 필요한 건립비 논의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부산일보> 10월 6일 자 인터넷 뉴스 보도)된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의 안일한 대응과 늑장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구)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진행된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조승환 해수부 장관으로부터 “오페라하우스 사업 등 필요한 사업들을 북항재개발사업에 흡수를 시켜 재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확정이 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은 공사를 시작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올해 8월 기준으로 건립공정률이 38%대에 머물고 있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던 오페라하우스 개관 시기도 2024년 상반기로 연기되었으나 이마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안병길 의원실에 따르면 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이 북항재개발사업으로 인정될 경우 ‘국가재정법’ 제50조,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22조, ‘총사업비관리지침’ 제49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타당성재조사가 필요하다.

부산항만공사(BPA)에서 2019년 7월에 작성한 ‘공연장(오페라하우스) 사업비 분담방안 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타당성 재조사만 해도 6개월의 추가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질의 중인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안병길 의원실 제공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질의 중인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안병길 의원실 제공

특히 보고서는 ‘타당성 재조사 외에도 기재부 사전협의 1개월, 해수부와 BPA간 실시협약 변경 1개월, 항만위원회 의결 1개월, 사업계획 변경 3개월, 실시계획 변경 1개월까지 포함해서 사업비 분담에 필요한 시간이 총 13개월 소요된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 당장 기재부 사전협의부터 진행된다고 해도 최소 2024년에나 오페라하우스 완공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오페라하우스 사업비 분담 협의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사안이 아닌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BPA는 해수부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별다른 진척사항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안 의원은 질타했다.

‘작년 12월 체결된 업무협약식 이후 논의된 지원가능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묻는 안 의원의 서면질의에 BPA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 승인권자인 해수부와 건립 지원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음’이라는원론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이는 BPA가 3년 전 ‘사업비 분담에 대한 총사업비 인정 등 해수부 협의 요청’이라고 적어놓은 추진계획과 차이가 없는 내용이다.

안 의원은 “BPA는 북항재개발사업을 통해 1조 20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 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항만재개발 과정에서 많은 것을 희생한 부산시민들의 헌신은 제쳐둔 채, (해수부와 BPA 등이) 자신들 배불리기에만 급급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 의원이 최근 해수부와 BPA,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3개 기관은 오페라하우스 건립비 문제 등과 관련, 총 7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쳤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 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시에서는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 각각 해수부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과 BPA 항만재생사업단을 방문해 업무협약 체결에 대한 기관들의 입장을 듣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올해 3월에도 부산시와 해수부, 부산시와 BPA간 건립비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이렇다 할 내용은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5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조승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오페라하우스 건립비 지원방안’을 묻는 안 의원의 질의에 “BPA와 재정 당국하고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재원을 마련토록 하겠다”는 답변까지 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지난 6월과 7월 해수부와 부산시 간 진행된 회의에서 ‘오페라하우스 조경공사 금액 일부를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총사업비에 반영’하겠다는 점만 합의됐을 뿐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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