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도 함께 뛴다…주요 그룹들, 글로벌 네트워크 총동원 ‘부산 띄우기’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BIE 회원국 ‘맨투맨식 공략’
현대차, SNS 통해 붐 조성
삼성, 멕시코 대통령 등 면담
롯데, 가상 K팝그룹 ‘쇼케이스’
SK·LG·신세계도 홍보 발품

올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때 2030 부산엑스포 로고를 담은 현대차 ‘투싼’이 파리 거리를 순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올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때 2030 부산엑스포 로고를 담은 현대차 ‘투싼’이 파리 거리를 순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삼성, 현대차, SK, 롯데, LG,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와 경영진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요청하고 있고, 월드스타와 인기 스포츠 등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 열기를 띄우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에 참여한 국내 주요 그룹들은 투표권을 가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미 진행한 투자·향후 미래 협력 등을 고려해 담당 국가를 맡는 ‘맨투맨식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은 네팔·라오스·남아공·레소토 등 31개 국, SK는 아프가니스탄·아르메니아·몰타 등 24개 국, 현대차는 페루·칠레·바하마·그리스 등 20개 국, LG는 케냐·소말리아·르완다 등 10개 국을 맡았다. 미국·중국·일본·인도네시아 등 사업 연관성이 많은 국가는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담당하며, 향후 기업들은 전담 국가를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서는 한편, 그룹사 스포츠단과 공식 글로벌 SNS를 통해 엑스포 유치와 국내외 붐조성을 위한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남미·유럽 5개 국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였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지난달 말 수소 등 에너지 신산업 협력을 위해 방한한 우루과이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과 주한 우루과이 대사를 서울 양재동 본사로 초청해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송 사장은 지난달 남아공과 모잠비크, 짐바브웨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전세계 권역본부별로 득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치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수바 나우소리 국제공항 등 피지 주요 지역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수바 나우소리 국제공항 등 피지 주요 지역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현대차그룹은 앞서 프로축구 전북 현대모터스와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홈구장에는 부산 엑스포를 응원하는 대형 플래카드 등을 내걸었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공식 SNS 채널을 활용한 글로벌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의선 회장도 조만간 유럽과 미국을 찾아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주요 국가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8일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13일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에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기도 했다.

삼성 경영진도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웨덴, 헝가리, 베트남, 네팔, 라오스, 코스타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정부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오는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부산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협찬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통해 BTS 공연 관련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부터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층 아트리움에서 ‘X4 쇼케이스’를 열고 있다. X4(엑스포)는 2030 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해 부산시가 만든 가상의 세계관 속 케이팝 그룹이다. 이 세계관에는 세상에 없던 엑스포 유치를 위해 X4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배우 이정재가 X4 그룹 멤버를 발굴하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 광장에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BTS 부산 콘서트 대형 포토존도 설치돼 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5년 엑스포를 유치한 일본을 지난달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경제계 주요 인사를 잇따라 만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최 회장은 “오사카 엑스포가 2025년 행사 종료 이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산까지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그룹 회장인 구광모 ㈜LG 대표도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폴란드를 찾았다. 구 대표는 지난 3일(현지시간)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하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LG에게는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의미가 큰 곳이며, 수많은 한국기업이 이곳에서 태동하고 도약해 오늘날 한국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며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LG는 세계적인 랜드마크인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카딜리광장, 공항, 야구장과 도심의 대형 전광판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영상을 계속 상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백화점, 이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 외관에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SSG닷컴 등 온라인플랫폼을 통해서도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한편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11월 BIE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지난달 7일 우리 정부 대표단이 BIE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했고, 내년 3월 현지실사를 거친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