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식물에서 얻는 위로, 도자로 전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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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22일까지 해운대 어컴퍼니
초심 돌아가 도자 식물 작업
‘블루의 작가’의 새 작업 눈길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오금아 기자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오금아 기자

‘블루의 작가’ 조은필이 이번에는 푸른 식물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새로 문을 연 어컴퍼니에서 22일까지 열리고 있다. 조 작가는 보랏빛이 도는 ‘울트라 마린 블루’을 사용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에게 ‘블루’는 익숙함을 낯섦으로 바꿔주는 자신만의 색 언어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자와 철로 작업한 작품이 소개된다. 조 작가는 “모두 그렇듯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답답함을 많이 느꼈어요. 이럴 때 작가가 작업으로 자신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회복이 필요한 예술가 조은필은 ‘힐링’이라는 말랑한 단어 대신 ‘초심’을 떠올렸다고 했다.

“대학 학부 때 이후 흙을 만진 적이 없더라고요.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나둘 들이기 시작한 식물에서 느낀 기쁨을 표현하기로 했어요.” 싹이 트고, 잎이 나고, 꽃이 피는 모습은 작가에게 즐거움을 줬다. “자고 일어났는데 밤새 활짝 핀 꽃이 나를 기다릴 때, 식물로 인해 극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오금아 기자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오금아 기자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오금아 기자 조은필 개인전 '흔적의 모양'. 오금아 기자

조 작가는 식물의 곡선을 주제로 작업했다. 흙으로 꽃 모양을 잡은 뒤 레이스를 찍고 구웠다. 거기에 파란색 안료를 칠하고 다시 구워 ‘도자 식물’을 만들었다. “작년까지 레이스 작업을 했어요. 그때는 돌이나 액자 등 실물에 레이스를 씌워 제3의 이미지를 만들었죠. 이번에는 껍질을 덧입히는 대신 레이스의 느낌이 흙 속에 스며들도록 했어요.”

전시장에서 아카시아 나뭇가지 위에 도자 꽃을 올린 작품을 볼 수 있다. “곡선의 형태가 아름다운 하나의 나무에 서로 다른 꽃들이 피어나게 했죠. 환상일 수도, 비현실일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관람객에게 보여주려 했어요.” 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식물 작업도 눈길을 끈다.

조은필 작가는 서울 신한카드 본사 사옥에서 신한카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작가 제공 조은필 작가는 서울 신한카드 본사 사옥에서 신한카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작가 제공

조 작가는 서울 중구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로비 공간에서도 11월 말까지 전시 중이다. “‘공간에서 시간으로 2022’라는 제목으로 나무들이 누워서 창 쪽을 향해 뻗어나가는 형태의 설치 작품입니다. 일상의 공간에서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보여주려 했어요.”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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