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비평이라면 ‘진중하게’보다는 ‘가볍게 톡’

윤현주 기자 hoho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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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읽고 벌처럼 쓴다/기타무라 사에

제목에서부터 구미가 확 당기는 책이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라는 무하마드 알리의 유명한 대사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알리의 이 대사를 모티브로 삼았음을 숨기지 않는다.

소설, 영화, 만화 등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예술 장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해 즐겁게 파고들고 싶고 작품에 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럴 때 자신의 분석을 명확한 문장으로 만드는 ‘비평’을 할 수 있다면, 작품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법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어려움에 직면한 독자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즐기며 비평하는 법’에 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 나비처럼 난다’는 마치 날개가 돋아난 듯한 가벼운 풋워크를 의미한다. 비평이라고 하면 으레 진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저자 생각에 비평은 어느 정도 풋워크를 가볍게 해야 한다.

어떤 작품을 접할 경우 그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것으로 날아가서 배경을 조사하거나 비교함으로써 작품 자체를 더욱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벌처럼 쓴다’는 것은 일단 가벼운 풋워크로 작품 배경을 이해했다면, 이제 날카롭게 찔러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작품을 비평하면서 즐기고자 한다면 무언가 한 부분, 파고들 포인트를 정한 후 쏘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이라는 것.

비평은 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게 해 주며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유효한 수단이다. 저자는 비평을 하고 싶다면 크게 세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독, 분석, 아웃풋, 즉 비평을 쓰거나 말하는 것이다. 기타무라 사에 지음/구수영 옮김/지노/248쪽/1만 6800원.


윤현주 기자 hoho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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