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안정화 후 첫 순회 일정
당 일각 “외연 확장 거꾸로 간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며 어묵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리스크’를 털어낸 국민의힘이 첫 지역 순회 일정으로 13일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찾았다. 당 혼란 상황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지지율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으면서 ‘집토끼 잡기’를 통해 전열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외연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지도부가 거꾸로 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 위원장은 이날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심기일전해서 새롭게 변하기 위해 보수의 중심인 대구·경북에서 첫 현장 비대위 회의를 개최한다”며 “대구·경북(TK)은 우리에게 남겨진 열두 척의 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차 “대구·경북은 우리 당의 뿌리이자 심장”이라며 “위기마다 대구·경북은 우리 당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고 구애했다.

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핵심 지지층이 있는 TK 지지세를 모아 분위기 반전을 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오히려 국민의힘이 민심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 지도부에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를 비롯, 송언석(경북 김천) 원내수석부대표, 김병욱(경북 포항시 남구 울릉군)·윤두현(경북 경산)·홍석준(대구 달서갑)·한무경(비례·대구 출신) 원내부대표, 양금희(대구 북갑) 수석대변인 등 TK 출신이 다수 포진한 상황에서 비대위 안정화 후 첫 지역 방문지마저 대구로 향하면서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이 우선 안정돼야 하고,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같은 영남권으로 분류되는 PK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뒤쳐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지난 4~7일 전국 성인 2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이 45.3%를 기록, 국민의힘(39.3%)을 오차범위(±2.2%P) 밖으로 따돌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던 2030세대와 호남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차기 총선이 불과 1년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