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긴축 못 버티고 ‘서학개미들’ 미국 시장 떠난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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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외환증권 결제 880억 달러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선호 테슬라 결제액 26%나 줄어
킹달러, 미국 기업 실적 악화 예상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추락하며 일주일 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추락하며 일주일 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로 고강도 긴축 정책이 이어지면서 ‘서학개미’가 시장을 떠나고 있다. 3분기 서학개미의 외환증권 결제금액은 지난해 4분기 최대치를 찍은 후 3분기 연속 하락했다. 또 외환증권 보관금액과 결제금액은 직전 분기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의 결제금액은 26% 감소했다. 반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흘러들어가는 돈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3분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880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 1293억 9000만 달러 이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 3분기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808억 300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 1분기보다 1016억 8000만 달러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외화증권 종류별로 보면, 3분기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594억 4000만 달러로 2분기 대비 4.7% 감소한 반면, 외화채권은 213억 9000만 달러로 2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시장별 보관금액은 미국이 전체 보관금액의 64.9%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미국을 비롯해 유로시장, 일본, 홍콩, 중국 등 상위 5개 시장이 전체 보관금액의 97.6%를 차지했다.

종목별 외화주식 보관금액 상위종목은 모두 미국 주식으로 테슬라, 애플, 알파벳 A,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순이었다.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금액은 전체 외화주식의 47.8%였다.

또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682억 9000만 달러로 2분기 대비 8.2% 감소했고, 외화채권 결제금액은 197억 3000만 달러로 13.7% 감소해 보관금액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해외시장별 결제금액은 미국이 전체 결제금액의 78.4%로 비중이 가장 높고, 상위 5개 시장이 전체 결제금액의 99.6%를 차지했다.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종목은 테슬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 순으로 상위 10개 종목 모두 미국 주식이 차지했다.

1위 종목인 테슬라의 3분기 결제금액은 73억 1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98억 1000만 달러) 대비 25.5% 감소했다. 그러나 3위 종목인 나스닥100지수의 등락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의 3분기 결제금액은 61억 1000만 달러로 2분기(53억 9000만 달러) 대비 13.5% 증가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여전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뉴욕 증시에 큰 변동성이 당분간 예상된다”며 “특히 달러 강세로 미국 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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