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신라젠, 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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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폐지 위기서 기사회생
29.47% 급등한 1만 850원
17만 개인투자자 한숨 돌려

2020년 5월 주식 거래가 정지되었던 신라젠이 거래를 재개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0년 5월 주식 거래가 정지되었던 신라젠이 거래를 재개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경영진의 배임·횡령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내몰렸던 신라젠이 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에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거래 정지 전 종가를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2년 넘게 투자자금이 묶였던 17만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신라젠은 29.47% 급등하며 상한가인 1만 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라젠은 이날 개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후 10%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정오께 상한가에 안착했고 그대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거래 정지 전(2020년 5월 4일) 종가인 1만 2100원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기준가가 1만 2100원의 50~200%(6050~2만 4200원) 범위 중 8380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오후 코스닥시장위원회 회의를 열어 신라젠의 거래 재개를 결정했다. 개선 기간을 부여할 때 내건 과제들을 신라젠 측에서 대체로 이행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를 기록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가 자발적 의무보유 확약을 공시한 만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라젠은 이날 오전 최대주주인 엠투엔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가 책임경영과 투자자보호를 위해 보유주식 전량 자발적 의무보유를 확약했다고 공시했다.

신라젠 주주 A씨는 “오랜 기다림 끝에 거래가 재개돼 기쁘다”며 “회사를 키우겠다는 대주주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장기 투자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젠은 한때 ‘펙사벡’이라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임상 소식으로 주가가 15만 2300원까지 올라 시가총액 10조 원을 찍으며 코스닥 시총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미국에서 진행하던 간암 임상 3상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경영진의 구속 기소로 거래가 정지되는 시련도 겪었다.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6월 기준 16만 5483명에 달한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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