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쓰마부키 사토시 “인간 정체성 생각하는 영화”…폐막작 ‘한 남자’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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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 ‘한 남자’의 주역들이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시카와 케이 감독,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키. 문경덕 인턴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 ‘한 남자’의 주역들이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시카와 케이 감독,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키. 문경덕 인턴기자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건 과연 무엇일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인 영화 ‘한 남자’는 인간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진다. 감독은 재일교포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인간 정체성과 본질의 의미를 반추한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BIFF 폐막작 ‘한 남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키가 참석했다. 진행은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이 맡았다.

이날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부산에 처음 왔다. 초청을 해주셔서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했다. 감독은 2018년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한 여자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정체를 알게되는 이야기다. 감독은 “소설을 보고 영화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며 “원작에 공감을 많이 해서 충실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쓰마부키 사토시가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한 남자’ 기자회견에 참석해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쓰마부키 사토시가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한 남자’ 기자회견에 참석해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영화는 호적을 바꿔 ‘신분 세탁’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일본 사회에서 변호사로 살아가는 재일교포를 비춘다. 감독은 쓰마부키 사토시가 연기한 ‘키도’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동시에 인간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진다. 차별이란 사회의 벽에 부딪히는 재일교포의 현실도 카메라에 담겼다. 감독은 “원작 소설에 재일 교포가 등장하기 때문에 그대로 차용했다”며 “일본에 사는 일반 사람의 한 모습으로 비춰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주연 쓰마부키 사토시는 이날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뒤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 처음 해외영화제를 찾은 게 BIFF였다”며 “부산 분들은 항상 우리를 따뜻하게 반겨줘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사랑하는 도시라는 게 느껴진다”면서 “다시 한국에 와서 좋다. 관객 반응도 느끼고 좋은 추억도 쌓고 싶다”고 했다.

극 중 재일교포 ‘키도’를 연기한 쓰마부키 사토시는 한국 영화와 인연이 깊다. 그는 이상일 감독의 ‘악인’(2010)으로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남우주연상, ‘분노’(2016)로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캐릭터가 재일교포라는 의식을 하진 않았다”며 “정신적으로 많은 부분이 축적됐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컵에 한 방울씩 서서히 물이 쌓이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계속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한 남자’에 출연한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가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영화 ‘한 남자’에 출연한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가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경덕 인턴기자

쓰마부키 사토시는 이 작품으로 이시카와 케이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화 두 편과 드라마 한 편을 함께 했다”며 “감독님의 재능에 반해 (감독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쓰마부키는 “감독님 작품은 그간 일본 영화의 색깔과 다르다”면서 “보통 일본 영화라고 하면 약간 따뜻한 느낌인데 감독님의 영화는 차가운 느낌이라 참신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감독님 영화에 제가 어떻게든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2018)으로 한국을 찾았던 안도 사쿠라는 이 작품에서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되는 아내를 연기했다. 안도는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가깝게 느껴졌다”며 “몇 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이유로 한국에 못 왔는데 다시 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또 다른 작품으로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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