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로 그린 꿈의 기억 속 그림자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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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욱 개인전 27일까지 미광화랑
모델 같은 인물에서 오는 공허함
“배경 식물과 감성적 교감 아이러니”

류형욱 인물화. 미광화랑 제공 류형욱 인물화. 미광화랑 제공

작품 속 여성은 현실 속의 인물인 듯 꿈속의 인물인 듯 명료하지 않다.

류형욱 작가의 개인전이 27일까지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광화랑에서 열린다. 류 작가는 부산대 미술학과 학사·석사·박사를 마치고 현재 동아대 미술학과에 재직 중이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오랫동안 인물을 중심에 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전통 채색 기법과 함께 최근에는 현대적 채색 안료와의 혼합 사용도 선보이고 있다.

류형욱 인물화. 미광화랑 제공 류형욱 인물화. 미광화랑 제공

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일상 속 불안감 또는 길상에 대한 소망과 벽사의 기대감 등 다양한 직감을 주제로 한 작품을 소개한다. 그림에는 모델 같은 여성 인물이 등장하지만 공허하고 쓸쓸함을 준다. 작가는 몽롱했던 꿈의 기억 속 그림자를 형상으로 드러낸다. 그는 구름, 소나무, 바위 등의 도상과 변형된 기호를 더해 도식화된 인물의 건조함을 떠받친다고 했다.

류 작가는 “기호로서의 인물은 결과적으로 아름다움이란 기표를 거쳐 감상자와 소통은 가능하되 깊은 교감은 불가능하지 싶기도 하다”고 작업노트에서 밝혔다. 그는 “오히려 배경을 가득 메운 식물 이미지에서 감성적 교감의 가능성을 보는 아이러니함이 내 작품 속에서 발생하는 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류형욱 산수화. 미광화랑 제공 류형욱 산수화. 미광화랑 제공

‘산수’를 반영한 풍경화도 같이 전시된다. 작가는 “산수화는 산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마음)을 산과 물의 이미지로 나타낸 관념회화”라며 “나의 그림에 등장하는 산과 인물들은 인간 또는 인간 군상을 그린 것이라 말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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