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비봉이’ 17년 만에 귀향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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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제주 해상가두리서 70일간 야생적응 훈련 후 방류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약 70일간의 야생적응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6일 오전 고향인 제주 바다로 되돌아갔다고 밝혔다. 사진은 비봉이. 해수부 제공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약 70일간의 야생적응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6일 오전 고향인 제주 바다로 되돌아갔다고 밝혔다. 사진은 비봉이. 해수부 제공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해상가두리에서 약 70일간의 야생적응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꿈에도 그리던 고향 바다로 돌아갔다. 불법 포획돼 보호·관리를 받아온 지 17년 만이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오전 9시40분께 비봉이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방류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8월 비봉이 방류 계획을 수립했고,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옮겨 적응 훈련을 진행해 왔다.

비봉이는 제주 연안의 빠른 조류와 높은 파도 등 환경에 잘 적응했고 물고기 사냥에도 익숙해졌다. 해수부는 훈련 기간 비봉이가 야생 돌고래 무리와 매일 접촉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야생적응훈련 중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해수부 제공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야생적응훈련 중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해수부 제공

해수부는 비봉이의 이동 상황과 위치, 건강 상태, 야생 무리와 동행 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육상 3개 팀, 선박 2척 등을 통해 최소 한 달간은 비봉이를 매일 추적·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비봉이의 적응이 확인되면 모니터링을 한 달에 한 번씩 5일 이상 연속으로 함으로써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해수부는 비봉이 해양방류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기록을 연구 자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영상자료와 백서로 제작한다. 비봉이의 적응훈련과 해양방류 관련 자료는 해양환경정보포털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만일 비봉이가 야생 적응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다시 포획해 수족관에서 보호·관리할 방침이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해수부는 비봉이를 비롯한 해양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에 120여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는데, 2021년 당시 국내 수족관에는 불법 포획된 돌고래가 총 8마리가 있었으나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총 7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고, 비봉이까지 방류되면서 국내 수족관에는 남방큰돌고래가 남아 있지 않게 됐다.

이와는 별개로 현재 국내 6곳의 수족관에는 일본 다이치에서 들어온 큰돌고래 16마리와 러시아에서 수입된 벨루가(흰고래) 5마리 등 총 21마리의 고래가 합법적으로 반입돼 전시·사육되고 있는데,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들 고래 마저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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