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신도시 숙원 ‘고교 신설’ 대체 이전 방식으로 추진
인근 고등학교 이전 후 신축
15학급 → 31학급으로 확충
교육청, 총동창회와 협의 중
향후 학부모 등과 논의 예정
부산 기장군 일광읍 일광신도시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신설 고등학교 예정 부지.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이 기장군 일광신도시 최대 숙원인 고등학교 신설 문제를 기장군 관내 학교를 이전해 새로 짓는 ‘신설 대체이전’ 방식으로 추진한다. 시교육청은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설정했다. 일광신도시에도 고등학교가 처음으로 생길지 주목된다.
부산시교육청은 기장군 ‘일광신도시 고등학교(가칭 일광고) 신설’을 인근 학교를 이전해 새로 짓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현재 이전 대상인 기장군 관내 A 고등학교 총동창회와 협의하고 있고, 앞으로 이 학교 학부모들과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현재 15학급 규모인 A 고교를 일광신도시로 이전해 31학급으로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오는 2027년 3월 개교가 목표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기장군청과 협의를 진행했다. 또 이른 시일 내에 지역사회와 기장군의회 등과도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아직 추진 초기 단계로, A 고교의 교명을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역시 지난 13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일광지역 학부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광고 설립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인근 학교를 이전하는 것을 논의 중으로, 현재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광고 신설은 기장군 일광지역 학부모들의 최대 숙원이었다. 일광신도시는 올해 8월 기준 7490세대가 거주하는 신도시지만,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만 있을 뿐 고등학교는 없기 때문이다. 하 교육감이 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시민 정책 제안을 받은 결과에서도 ‘일광고 신설’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교육부와 일광고 신설 문제를 수차례 협의했지만 결국 ‘신설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었다. 교육부는 향후 학령 인구 감소를 감안해 특히 고등학교는 전국적으로 신규 설립을 승인하지 않는다. 통계청 추계인구를 보면 전국 학령인구(6~21세)는 2020년 788만 명에서 2030년 594만 명, 2040년 446만 명으로 급감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부산 학령인구는 46만→33만→23만 명으로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다.
이런 상황을 볼 때 학교 신설보다는 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신설 대체이전’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기존 학교 학부모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기존 학교 주변지역 주민들 등의 반대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서 시교육청은 영도구의 유일한 공립 남자 고등학교인 부산남고를 강서구 명지신도시로 이전하려고 추진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 주민 10여 명은 지난 12일 부산대에서 열린 부산시교육청 국정감사장 앞에서 부산남고 이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하 교육감은 “일광고 설립은 주민들의 숙원임을 잘 알고 있고, 반드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기장군 내에도 수능시험장이 생긴다. 그동안 기장군지역 수험생들은 기장군 외 지역에서 수능시험을 쳤지만, 올해는 수험장 2곳이 새로 설치된다. 다만, 시교육청은 관련 규정에 따라 장소는 수능 전날 공개할 예정이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