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국감’ 속 ‘지역 이슈 파이팅’ 눈길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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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엑스포 부지 침수 대책 질타
부울경 메가시티 불씨 살리기 노력
부산 수돗물 ‘4등급 원수’ 밝혀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2022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남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2022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남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쟁이 주를 이뤘던 올해 국정감사에서 일부 부산 의원들이 2030부산세계박람회(이하 부산엑스포), KBD산업은행 이전, 좌초된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 등 지역 이슈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엑스포 부지인 북항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안병길(서동) 의원은 이번 국감 기간 북항 일대의 침수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안 의원은 특히 태풍 힌남노 이후 스콜성 폭우 우려가 더 높아진 상황에서 부산엑스포 개최 예정지 3분의 2가량인 북항 재개발 2단계 침수 방지 설계에 빗물 배출을 위한 시설 계획이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침수 대책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당 전봉민(수영) 의원은 이번 국감 기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부울경 초광역협력 관련 사업비가 2082억 원 반영된 사실을 밝히면서 “국가 차원의 초광역협력 사업이 미비하다”는 경남·울산 시·도지사들의 탈퇴 논리를 정면 반박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주문하는 등 메가시티 불씨 살리기에 힘을 쏟았다. 부산 여당 의원 대부분이 같은 당 소속 경남·울산시장의 행보에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비록 부울경 메가시티는 좌초했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정파적 입장을 벗어난 국감 활동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제원(사상) 의원은 지난 12일 서울시 국감에서 산은 이전을 “국가 경쟁력을 낮추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한 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설전을 불사하며 균형발전을 도외시하는 수도권 이기주의를 질타했다. 정동만(기장) 의원은 2020년 3월 서낙동강 공사 구간의 지반 붕괴 사고 이후 3년째 미뤄지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의 진행 경과를 따져물으면서 시공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 국토교통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박재호(남을) 의원이 올여름 부산의 주요 취수장에 두 달 가까이 공업용수로도 부적절한 4등급 이하 수질의 원수가 공급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내며 낙동강 수질의 심각성을 재차 환기했다. 그는 “4등급 이하 물도 식수로 써야 하는 부산 시민의 고통은 시급한 민생 과제”라며 지지부진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등에 대한 정부의 속도감 있는 정책 이행을 촉구했다.

 같은 당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부산 첫 ‘주민 자치형 생활권 시범마을’로 선정돼 3600세대 대단지로 추진 중인 사하구 괴정5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의 비리 의혹과 관련, 핵심 인사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뿌리 깊은 재개발 비리 근절 의지를 드러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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