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감에 ‘멘붕’이었는데 혼자 주식?”… 전재수, 이재명 직격
이재명 첫 지지자의 저격 ‘관심’
부산 야권 지지층 의식 발언 분석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이 17일 이재명 대표의 방산주 매입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대선 국면에서 부산·울산·경남(PK) 현역 가운데 가장 먼저 이 대표를 지지하고 나선 전 의원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공개 비판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누구나 자본시장에 참여해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이익, 개인적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 진 것은 좁게는 이재명 대표 개인이 졌지만 넓게는 민주당이 진 것이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16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진 것”이라며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은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주식을 매입한 올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지지자들은 대선 패배 후유증으로 ‘멘붕’(멘탈 붕괴) 상태였다”며 “(그 시기에 주식을 샀다는 건)우리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안 간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끝난 뒤 PK 의원 중 처음으로 이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친노 막내’ 전 의원이 당시 이 대표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그는 선거 기간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전 의원은 200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관으로 참여정부의 시작부터 함께했으며,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바 있다.
이 같은 전 의원이 이 대표를 직격하고 나선 것은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산, 울산, 경남은 그간 이 대표에 대한 비토 기류가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이었다. 올 8·28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전국 권리당원 득표율은 81.33%를 기록했으나, 부산에서는 73.69%에 그쳤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후 민주당 체제가 개편되면서, 부산에서도 자연스레 불호는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된 상황에 더해 주식 논란까지 겹치면서 부산 야권 지지층에선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또다시 커진 것이다.
지역 야권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지지율이 비등하다는 결과가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 아니냐”며 “전 의원도 이러한 맥락에서 자신의 3선 당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