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몫 국회부의장에 PK 서병수 의원 선출될까
25일 의총, 김영선·정우택도 후보
PK 34%로 최대… 결속력 관심
서병수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이 ‘결속력’ 시험대에 섰다. 내주 여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힘 PK 정치권이 단합된 힘을 보여 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그동안 국민의힘 PK 정치권은 당내 최대 지분을 확보하고도 ‘모래알 집단’이란 오명을 받아 왔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후임 국회부의장 후보를 선출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는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김영선(경남 창원의창)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여의도 정가에선 “여러 정황상 서병수 의원이 일단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합리적 이유’가 있다. 먼저 서 의원은 3명의 예비후보 중 나이(만 70세)가 가장 많다. 당직과 달리 국회직은 통상적으로 ‘연장자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게다가 서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 자리를 정진석 의원에게 양보해 “선배 정치인답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서 의원이 21대 국회 개원때부터 의원직을 유지한 것과 달리 정우택 김영선 의원은 올해 보궐선거에 당선돼 뒤늦게 국회에 재입성했다. 정우택 의원은 전임자(정진석)와 같은 충청권이란 게 걸림돌로 작용한다. 정치권에선 같은 자리를 같은 권역에서 잇달아 맡지 않는게 관례로 굳어져 있다. 여당 최고위직인 비대위원장(정진석)과 국회부의장을 충청권에서 동시에 맡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무엇보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차원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태기 위해선 부산 출신이 국회부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서 의원은 “한 번 양보했으면 충분하다”며 “이번엔 반드시 국회부의장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PK 정치권의 결속력이다. 부울경 정치권은 총 33석으로 국민의힘 지역구 의석(96석)의 34%를 차지할 정도로 단일 권역으론 최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대구·경북(25석)은 물론 서울·인천·경기(17석)와 충청(9석)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당대표와 원내대표 경선 등 각종 선거 과정에서 사분오열된 모습으로 일관해 당내 최고위직에 PK 출신은 전무한 실정이다.
서 의원이 ‘국가의전서열 9위’에 해당하는 국회부의장에 선출될 경우 엑스포 유치는 물론 지역현안 해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이번에도 실패할 경우 차기 총선에서 대규모 현역 물갈이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PK 정치권이 힘을 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권력 핵심부에서 PK 정치권을 만만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며 “현역을 대거 교체해도 집단적으로 반발하지 못할 것이란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