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어촌어항공단 서울 본사 해양기관 부산으로 이전해야”
안병길 의원, 국감서 제안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질의 중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안병길 의원실 제공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구)은 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진행된 현장 국정감사에서, 서울에 위치한 수협중앙회,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KIMST) 등 4개 기관의 본사를 해양중심도시인 부산으로 이전할 것을 전격 제안했다.
이날 안병길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수협중앙회의 소재지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어촌어항공단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 KIMST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해양환경공단(KOEM)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으로, 바다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어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3년 뒤 전국의 어촌마을 공동체 84.2%가 무너질 것으로 예측한 통계자료를 발표했을 정도로 우리 어촌은 소멸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촌이 소멸되고, 바다가 무너지면 해당 기관들은 존재의 이유를 잃게 된다. 특히 사명(社名)까지 바꾸어 어촌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제정법안까지 추진 중인 어촌어항공단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하겠다고 하면, 과연 수산업 종사자들이 진심어린 시선으로 공단을 바라볼지 의문이다.
반도체 등 국가미래산업이 수도권으로 편중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 만큼은 이럴 때일수록 바다를 향해야 한다는 것이 안 의원의 주장이다. 안 의원은 국감 직후 수협중앙회, 해양환경공단, KIMSRT, 어촌어항공단의 주된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 입안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원양어업 전진기지이자 연근해 수산물 양륙지로서 수산업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어촌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시행 중이다. 국내해양수산 인력 공급량의 70%를 책임지고, 시민의 60%가 해양수산업 관련 종사자인 부산이야말로 바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안 의원은 “기관 4곳이 한꺼번에 부산으로 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주요 해양수산 공공기관들이 바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이라며 “바다의 어려움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서류가 아닌 현장이 반영된 사업을 진행해야 바다가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