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의회 의장, 강제추행 피소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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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의회 전경. 울산 북구의회 제공 울산 북구의회 전경. 울산 북구의회 제공

울산의 한 기초의회에서 남성 의원이 여성 의장을 상대로 강제추행을 문제 삼아 경찰에 고소했다. 이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담긴 과민반응’인지, 아니면 ‘의장의 추태’인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1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북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재완 의원은 이달 13일 북부경찰서에 진보당 강진희 의장을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북구의회는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경남 거제에서 의원 연수를 진행했는데, 박 의원은 15일 열린 만찬장에서 강 의장에게 강제추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의장은 “그간 의장직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과 갈등이 있었다. 공개적 장소이고 만찬장이다 보니 의장으로서 ‘마음을 좀 풀어줘야겠다’ 싶어 (민주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술잔을 건넸고, 박 의원에게도 ‘서로 잘해보자’며 팔을 꽉 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다음 날 박 의원이 ‘팔에 상처가 났다’고 하더라. 손톱자국으로 알고 있는데, ‘미안하다’ 사과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강 의장 말대로) 팔을 꽉 잡은 정도로는 상해가 안 됐을 것이다. 동료 의원이 제 상처를 보고 놀랄 정도였다. (손톱) 자국도 나고 살도 파였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 할 말은 많지만…수사 결과나 판결이 나오면 그때 말하겠다”고 했다.

북구의회는 18일 강진희 의장이 제출한 사임 건을 표결에 부쳐 8명 투표에 7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강 의장은 신상 발언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이 국민의힘 의원 3명의 찬성을 받아 ‘의장 불신임 안건’을 올려 더 이상 의장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의장을 불신임했다. 더 이상 북구의회를 진흙탕으로 만들지 말고 의장직을 놓고 서로 헐뜯고 생채기를 내는 짓도 그만두자”고 말했다.

역시 신상발언에 나선 국민의힘 임채오 의원은 “의원연수 중 술을 마시고 추태를 부린 강 전 의장은 주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같은 당 조문경 의원은 “동료 의원 사이에 화합을 도모하는 친밀한 행동이 고소전으로 이어져 너무 삭막한 세상이 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북구의회는 지난 7월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 민주당 의원 4명으로 동수를 이룬 상황에서 캐스팅보트 권한을 가진 강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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