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외관에 심플한 내부… 보닛 열려고 애쓰지 마세요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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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더 뉴 EQE 시승해 보니

1회 충전 시 471km 주행 가능
휠베이스 3120mm로 뒷좌석 여유
고압전선 있는 보닛 오픈은 막아
워셔액 주입구 펜더 위 별도 설치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 ‘더 뉴 EQE’의 주행모습. 1회 충전시 500km에 육박하는 주행 거리에 자동으로 회생단계를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회생제동 등 각종 첨단 디지털 기능들이 대거 탑재돼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 ‘더 뉴 EQE’의 주행모습. 1회 충전시 500km에 육박하는 주행 거리에 자동으로 회생단계를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회생제동 등 각종 첨단 디지털 기능들이 대거 탑재돼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수 전기차 ‘더 뉴 EQE'(이하 EQE)는 윗급 세단 전기차 ‘더 뉴 EQS’에 이어 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이다. 내연기관으로 치면 E클래스급 전기차로, 1회 충전시 500km에 육박하는 주행 거리에 자동으로 회생단계를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회생제동 등 각종 첨단 디지털 기능들이 대거 탑재된 점 등이 특징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EQE에 대한 시승행사를 가졌다. 서울 성수에서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인근 카페를 오가는 왕복 약 210km 코스에서 이뤄졌다.


외관은 EQS와 거의 같다. 낮고 슬림한 전면부, 측면의 쿠페형 실루엣과 후면의 날렵한 리어 스포일러 등이 닮았다. 이음새를 줄인 심리스 디자인, 하나의 활처럼 보이는 원-보 라인, 후면의 수평 조명 밴드 등 메르세데스-EQ 특유의 디자인 요소들도 반영됐다.

실내는 EQS의 141cm에 달하는 하이퍼스크린이 없지만 심플하게 디지털화된 12.8인치 터치 센터디스플레이와 12.3인치의 운전석 계기판, 대시보드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 ‘더 뉴 EQE’의 내부.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 ‘더 뉴 EQE’의 내부. 벤츠코리아 제공

실내공간도 넓다.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중심 간 거리)가 3120mm로, 10세대 E클래스와 비교해 180mm 길어졌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6’(2950mm)보다 길다. 실제 뒷좌석에 앉아 보니 앞좌석 뒷부분과 무릎 사이에 한 뼘가량 공간이 있었다.

이 차는 다른 차량과 달리 보닛을 기본적으로 열 수 없도록 했다. 스티어링휠(핸들) 아랫 부분의 덮개를 떼낸 뒤 힘겹게 보닛을 열었더니 지지 받침대도 없고, 프렁크(앞트렁크에 간단히 물건 넣을 수 있는 공간)도 없다. 대신 EQS처럼 차량 앞쪽 펜더(바퀴 덮개) 부분에 워셔액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벤츠코리아 측은 “고압 전선이 흐르는 공간을 폐쇄해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시승 모델은 ‘더 뉴 EQE 350+’로, 88.89kWh의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시 최대 471km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출력 215kW와 최대토크 565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은 6.4초다.

전기차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회생제동(감속 시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인데, EQE에서 눈에 띄는 모드는 ‘인텔리전트 회생제동’이다. 실제 주행에서 앞차와의 간격과 교통상황 등을 반영해 차량간격을 조절해주고, 회생제동도 자동으로 해 준다. 거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벤츠의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로 주행하는 느낌이다.

회생제동이 실주행에 어느 정도 반영됐을까. 출발 때 배터리 잔량이 88%에 잔여거리 488km이었는데, 100여km 주행 후 반환점에서 67%에 381km가 찍혔다. 동반 시승자가 회생제동보다 다소 고속주행을 많이 한 점을 감안하면 괜찮게 나왔다. 이어 100여km를 추가로 달렸는데 49%에 287km가 나왔다. 전체 217km를 주행한 점을 감안하면 잔여 주행거리가 270km 정도 찍혀야 하는데 이보다 높게 나왔다.

실제 EQE를 주행해 보면 6초대 제로백이 말해 주듯 고성능차량은 아니다. 브레이킹도 예민하게 세팅돼 있지 않아서인지, 배터리 무게 때문인지 다소 밀리기도 한다. EQE가 1억 원대의 고가차량이지만 전기차의 혁신으로 평가되는 V2L(외부 전원 공급)이나 800V 급속충전시스템 같은 기능이 없어 다소 아쉬웠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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