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대관식 시진핑, ‘민’보다 ‘국’ 경향 강화할 것”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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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서 시장 언급 3차례 불과
경제개방 중요성 언급 안 해
반부패·국가 프로젝트 강조
‘국진민퇴’ 논란 현재진행형
미 언론 “중국 경제에 큰 부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에 참석,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오는 22일 당 중앙위원 명단이 공개되면 시 주석의 3 연임은 사실상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세 번째 임기(5년)에는 대내적으로 '홍색'(사회주의 성향)이 짙어지고 대외적으로는 전랑외교(戰狼·늑대전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에 참석,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오는 22일 당 중앙위원 명단이 공개되면 시 주석의 3 연임은 사실상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세 번째 임기(5년)에는 대내적으로 '홍색'(사회주의 성향)이 짙어지고 대외적으로는 전랑외교(戰狼·늑대전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대관식’으로 평가받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민간기업 대신 국영기업 역할을 강조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경향이 보다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당대회 업무보고 내용과 최근의 정책 흐름을 바탕으로 이같이 진단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1시간 45분에 걸친 업무보고 연설에서 시장 관련 언급은 3차례에 그쳤고, 경제개방의 중요성에 대한 립서비스도 거의 없었다. 업무보고 원문에는 시장 언급이 10여차례 나오지만, 시 주석이 현장에서 읽은 요약문에서는 상당 부분 생략됐다. 시 주석은 대신 국가안보와 반부패를 강조하고 우주비행 등 국가 프로젝트의 성과를 부각했다. 사회주의와 공공분야 역할 확대도 내세웠다.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에 대한 발언도 있었지만, 미국 언론은 이를 중국 공산당의 통상적인 ‘이중화법’으로 보면서 ‘국영 자본·기업의 강화’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시장 관련 언급은 립서비스 측면이 강했다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 개혁을 높이 평가한다는 식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년 간 중국에서 국영기업이 자금난·경영난에 처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렇게 인수된 기업에서는 공산당 조직의 역할이 강화되고 공산당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투자·경영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한 컨설팅기업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19∼2021년 국영기업이 830억 달러(약 118조원)에 달하는 자국 상장기업 110여곳을 인수했다.

중국에서의 최근 이러한 움직임은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의 큰 흐름과 반대로, 국영 부문이 확장되고 민간 부분이 위축된다는 점에서 국진민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테크에 대한 정부 통제가 강화됐고, 정치와 기업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순응할지 기로에 놓인 상태라고 NYT는 짚었다.

미국 언론은 사회 전반에서 공산당 통제를 강조하는 시 주석의 정책 방향으로 중국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진다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중국의 경제 규모를 2배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5% 가까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필요하지만, 이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국진민퇴 강화가 장기적으로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기술 경쟁 과정에서 민간 빅테크들을 규제하고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자본을 몰아줬으나, 그 결과 생산성·임금 상승 둔화, 금융시장 약화, 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 기피 등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 국영 기업의 생산성은 민간 기업의 80% 수준에 그치고, 이익률도 민간 기업에 미치지 못한다.

이번 당 대회를 거쳐 시 주석이 집권 3기를 열면 장쩌민·후진타오 집권기(1989∼2012년)를 거치며 ‘2기-10년’으로 정착하는 듯했던 중국 최고지도자의 임기가 연장되는 새로운 정치적 변화를 맞이한다.

또 마오쩌둥 ‘1인 천하’때의 문화대혁명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집단지도체제 전통에서 1인자의 결정 권한에 힘을 크게 싣는 ‘집중통일영도’로의 사실상 전환도 앞두고 있다.

시 주석은 당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공개될 차기 당 중앙위원 약 200명의 명단에 포함됨으로써 3연임을 사실상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3일 20기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열릴 기자회견에서 차기 최고지도부(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원들과 함께 집권 3기 출발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일부연합뉴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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