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회장 아들 특혜 의혹’… 금감원, BNK금융 현장검사

김형 기자 moon@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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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익 제보로 검사 착수”
일주일 전 국정감사서도 논란
아들 근무 회사에 채권 몰아주기
계열사 부당 내부거래 의혹도
차기 회장 선거 앞둬 혼란 우려
노조 “신속한 검사로 의혹 해소”

금감원 검사가 시작된 18일 BNK금융 직원들이 부산은행 사내 엘리베이터에 게시된 노조 성명서를 읽고 있다. BNK부산은행 노조 제공 금감원 검사가 시작된 18일 BNK금융 직원들이 부산은행 사내 엘리베이터에 게시된 노조 성명서를 읽고 있다. BNK부산은행 노조 제공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지주와 계열사 등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하면서 BNK금융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자녀와 관련한 의혹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검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18일 BNK금융지주와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3사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BNK금융 내부의)공익 제보를 받고 검사부가 직접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집중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BNK금융 계열사들이 김 회장의 자녀가 다녔던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나왔다.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문현금융단지 부산은행 본점.부산일보DB

이달 11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BNK금융이 김 회장의 자녀가 이사로 재직하는 한양증권에 채권 발행 업무를 몰아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양증권의 BNK금융 계열사 채권 인수 금액이 2019년 1000억 원에서 2022년 8월 1조 190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 이른바 채권 몰아주기라는 지적이다. 이는 2020년 BNK금융 계열사 발행 채권의 9.9% 규모로, 인수단 중 순위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BNK금융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2018년 BNK자산운용이 핀테크 사모펀드를 만들어 김 회장의 자녀가 다니던 회사에 80억 원을 투자했다가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자, BNK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SPC)에 50억 원을 우회 대출해 내부거래를 했다. 이 외에도 그룹 회장 후보군을 내부 인사로 제한한 지배구조 문제 등도 검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 자녀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있다는 지적이 있은 지 7일 만이다. 당시 국감에 출석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특이 거래로 보인다. 잘 점검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검사에 나서자, BNK부산은행 노조는 진상 파악에 대해서는 반겼지만, 일부 임직원은 조직 혼란이 가중될 것에 대해서는 불안해했다. 또 향후 검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NK부산은행 노조는 이날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18일 발표했다. 앞서 BNK부산은행 노조는 국감에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달 12일 ‘BNK금융그룹 계열사가 김 회장의 자녀가 다닌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BNK부산은행 노조 관계자는 “내년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BNK금융이 하루빨리 안정화되길 위해서는 금감원이 신속하고 철저히 검사해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검사를 통해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가담자는 반드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BNK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검사로 조직 자체가 흔들리거나 그 결과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BNK금융은 2016년과 2017년 엘시티 특혜대출과 주식시세조정 혐의에 이어 채용비리 사태로 전직 수장들이 잇따라 연루되면서 대외 이미지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바 있다.

이에 대해 BNK금융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검사 중이어서 공식적으로 해명을 할 상황이 아니다”며 “금감원 검사에 충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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