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인근 해상서도 이틀째 ‘숭어’ 집단 폐사
해경, 1000여 마리 폐사체 발견
주민들 “한꺼번에 죽은 것 처음”
강서구청, 해경과 순찰 강화
추가 발생 땐 원인 분석 의뢰
지난 17일 오전 8시 15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숭어 1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창원해경 제공
최근 경남 창원시에서 200t 규모의 정어리 떼가 집단 폐사한 데 이어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도 숭어 10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구청 측은 해경과 공조해 인근 해역 순찰을 강화하고, 추가 폐사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19일 부산 강서구청, 창원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8시 15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숭어 100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이날 순찰업무를 하던 창원해경 경비정이 폐사한 숭어 떼를 발견하고 강서구청에 이를 통보했다.
이튿날인 지난 18일에도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숭어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가덕도 인근 주민들이 폐사체를 건져 후속 조치를 했다.
가덕도 주민 A 씨는 “오랜 기간 가덕도에 살았지만 숭어가 이렇게 한꺼번에 죽은 것은 처음 본다”면서 “조류가 강해 죽은 물고기들이 이미 바다로 떠내려갔지만 지금도 곳곳에서 죽은 숭어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째 연이어 바다에서 죽은 물고기 무리가 발견되자 강서구청은 상황 파악에 나섰다. 강서구청은 지난 17일과 18일에 걸쳐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강서구청 측은 폐사 사고를 막기 위해 해경과 협조해 인근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숭어가 집단폐사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숭어 떼와 배가 충돌했는지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부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인근 해역에서는 정어리 대량 폐사가 발생해 이번 숭어 집단 폐사와의 연관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창원시 마산만 일대에서 몸 길이 14~16cm의 정어리 떼가 죽은 채 발견됐다. 첫 집단 폐사 이후 2주간 창원시가 수거한 정어리 폐사체의 무게는 202.4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어리 집단폐사의 원인이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라고 결론을 냈다. 수산과학원 측은 해양환경 조사 결과 중금속 농도가 식품 허용기준치 이하로 안전한 수준이었고, 생물분석에서도 집단 폐사를 일으키는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숭어의 폐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추가 폐사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강서구청이 여전히 국립수산과학원에 검사 의뢰조차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강서구청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서구청 관계자는 “폐사 직후 출동했을 때 조류에 물고기들이 떠내려가 시료 채취가 어려웠다”면서 “추가로 숭어 폐사가 발생하면 국립수산과학원에 원인 분석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