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패배’ 러, 점령지 헤르손 손 떼나
합병 선언 후 전투서 연이어 고전
민간인 피해 최소화 퇴각 가능성 제기
우크라이나, 500㎢ 규모 되찾아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18일 러시아 공습을 받은 키이우 한 에너지 기반 시설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러시아가 합병 선언을 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점령지에서 퇴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헤르손 상황에 대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이 러시아군 진지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적시에 신중하게 행동하되,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러시아가 점령지 헤르손에서 전면 대피령, 전략적 후퇴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또 “다른 전략이 있다”며 병사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전략적 후퇴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헤르손주에서 약 500k㎡ 규모의 영토를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 점령군은 본토와 연결된 크림대교까지 폭발하면서 고립 위기에 휩싸였다.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주민에게 크림반도와 러시아 영토로 대피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최근 전황이 불리하기 흘러가면서 전방 전투 대신 우크라이나의 후방 기반시설을 집요하게 공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란제 자폭 드론을 대거 동원해 발전소 등을 타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8일 동안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3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응급서비스국은 지난 7일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11개 주 4000개 도시와 마을에서 전력이 차단된 적이 있고, 1162곳은 지금도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영국 국방정보국은 “러시아가 올 8월부터 전투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우크라이나 군사뿐 아니라 민간 기반시설까지 폭격하려는 의향이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분석했다. 전쟁 중 비전투원이나 전력시설, 상수원 같은 민간 시설물을 고의로 타격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