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외국인 여행객 하선 제한, 2년 8개월 만에 풀린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4일부터 여행객 입국·하선 관광 재개
국내 최대 크루즈 항만 갖춘 부산 기대
상품 개발·여행객 모집에 시간 걸려
내년은 돼야 부산항 기항 특수 온전히
팬스타, 대한해협 크루즈 곧 재개 예정
해수부, 일본·중국 등 대상 유치 활동

정부가 크루즈선 외국인 여행객 하선 관광을 재개함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2018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중국발 크루즈선 마제스틱 프린세스호에서 관광객들이 내리는 모습. 부산일보DB 정부가 크루즈선 외국인 여행객 하선 관광을 재개함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2018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중국발 크루즈선 마제스틱 프린세스호에서 관광객들이 내리는 모습. 부산일보DB

정부가 2년 8개월 만에 크루즈선 외국인 여행객의 하선 관광을 허용하면서, 주요 기항지인 부산의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4일부터 크루즈선을 통한 외국인 여행객의 국내 입국과 하선 관광을 정상적으로 재개한다고 19일 밝혔다.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시행한 관광 목적 크루즈선의 국내항 입항금지 조치로 인해, 그간 선용품 공급 등 물류 목적의 크루즈선 외의 관광 목적 크루즈선 입항과 외국인 여행객의 국내 하선 관광은 제한돼 왔다.


2년 8개월 만에 외국인 크루즈 여행객의 하선이 허용되면서 부산 관광업계 등은 지역 상권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내비친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련 업계 자영업자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소상인들의 폐업과 잠정 휴업이 잇따랐는데, 크루즈선 여행객 하선이 재개되면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항은 그동안 크루즈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 13만 8000명, 2019년 18만 9000명의 크루즈 여행객이 부산을 방문하는 등 부산항은 국내 최대 크루즈 항만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에 계획됐던 176항차의 크루즈 일정이 전면 취소되면서 여객수 0명을 기록함과 동시에 크루즈 선박 대상 선용품 매출액도 전년 대비 약 90%가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크루즈 외국인 여행객의 하선 관광이 재개됐지만, 실제로 크루즈 선박이 부산항에 들어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선사나 여행사들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모객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다음 달과 12월에 입항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선사는 19일 기준으로 1건도 없는 상황이다.

BPA 관계자는 “보통 1년에서 6개월 전에 입항 요청이 들어온다. 하지만 이제 막 풀린 상황이라 아직 선사 스케줄을 받아 보거나 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가 돼야 본격적인 입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의 유치 문제도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는 크루즈 여행객에 대해 국내 방역지침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에 입출항하는 크루즈선에 승선하는 선원과 승객 등 모든 인원은 국내 방역수칙에 따라 선박 내 공연장, 식당 등 실내 공용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입국 전 검역정보 사전입력 시스템(Q-code) 등을 활용해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등 방역지침에 따라야 한다. 또한 코로나19에 확진되었거나 발열 등 의심 증상을 보이는 단기 체류 외국인은 하선할 수 없고 선박 내에서 격리해야 한다.

외국인 하선 관광 재개에 발맞춰 국내 크루즈 업계도 해외 크루즈 관광 상품을 준비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양관광상품인 ‘부산항 원나잇크루즈’를 운영하는 선사인 팬스타그룹은 부산과 대마도를 오가는 ‘대한해협 크루즈’를 조만간 재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다음 달 중으로 관광객이 하선하지 않는 조건으로 일본 입항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팬스타 관계자는 “다음 달에 4차례 예정된 ‘부산항 원나잇 크루즈’ 가운데 일부를 ‘대한해협 크루즈’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 정기 여객선 운항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는 일본 정부의 방역지침상 불가능하지만, 한·일 바닷길 개방을 위해 한일 양국의 CIO(세관·출입국·검역) 기관들 간 관련 협의를 이어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하선 관광을 재개하면서 크루즈선 유치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오는 27일 일본 소재 크루즈 선사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하는 관계기관 공동 국내 기항지 설명회를 시작으로 중국, 대만 등 주변국 대상 온오프라인 크루즈선 유치활동을 진행한다. 다음 달에는 아시아크루즈협의체 회의를 개최해 코로나19 이후 아시아 지역 크루즈산업의 재개와 발전을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