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수 끝에 군의회 통과…고성 유스호스텔 공사 재개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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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유스호스텔 조감도. 고성군 제공 고성 유스호스텔 조감도. 고성군 제공

속보=지방의회 딴죽에 착공 3개월 만에 공사를 중단한 경남 고성군 유스호스텔 건립 사업(부산일보 9월 22일 자 11면 등 보도)이 1년여 만에 재개된다. 관련 예산 편성과 집행에 필요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5수 끝에 군의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고성군의회는 20일 열린 제27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유스호스텔 건립 안이 포함된 ‘2022년도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의결했다.

고성 유스호스텔은 지역 내 고질적인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스포츠 마케팅과 전시(MICE) 사업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시설이다. 최근 고성군은 동계 전지훈련팀과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성군은 전국·도 단위 대회로만 2019년 21개, 2020년 46개, 지난해 40개 대회를 치러냈다. 올해는 매주 2개 안팎, 모두 101개 대회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매번 열악한 숙박시설 탓에 제대로 된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고성 유스호스텔은 4개 동 48실 규모로 한 번에 23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여기에 300명이 참석할 수 있는 컨벤션 시설도 갖춘다. 총사업비는 240억 원. 적잖은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지방재정 부담은 없다. 고성화이화력발전소 사업자인 고성그린파워(주)가 출연할 상생협력 기금 140억 원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기반기금 100억 원으로 충당한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7월 첫 삽을 떴다. 그러나 3개월여 만에 군의회에 발목이 잡혔다. 그해 10월 임시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군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된 탓이다. 2021년 본예산에 착수 사업비로 24억 9500만 원을 승인했던 군의회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숙박업계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제동을 건 것이다.

숙박업계는 숙박료가 저렴한 유스호스텔이 들어서면 투숙객이 줄어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집행부는 12월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2022년 본예산에 편성된 건립 사업비 100억 원까지 모두 삭감되면서 공사는 중단됐다.

20일 열린 고성군의회 제278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사무국 제공 20일 열린 고성군의회 제278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사무국 제공

이후 살얼음판이던 군과 군의회 관계가 민선 8기 출범을 계기로 누그러지면서 사업 재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7월 첫 임시회에 이어 9월 회기에서도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내 공사 재개를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사업 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확보한 기금 사업비의 경우, 올해 집행하지 못하면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기 지연으로 공사비도 애초 계약보다 15% 이상 증액됐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집행부는 이번 회기를 앞두고 숙박업계, 체육회, 외식업계 등 이해관계자가 함께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군민 여론이 어떤지 직접 듣고 판단해 달라는 의도였다. 예상대로 숙박업계를 제외한 대다수가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고, 군의회도 민의를 수용해 18일 상임위 심사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상근 군수는 “유스호스텔 건립이 드디어 정상 궤도에 들어서게 됐다. 숙박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면서 “단순한 체육인 숙박시설이 아니라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미래를 위한 기반 시설로 완성해 스포츠산업 도시, 누구나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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