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은 젤렌스키 대통령 때문”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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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
푸틴 친분 과시 녹취 잇따라 공개
“푸틴이 내 생일에 보드카·편지 보내”

2015년 흑해 한 항구에서 만난 베를루스코니(왼쪽) 전 이탈리아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2015년 흑해 한 항구에서 만난 베를루스코니(왼쪽) 전 이탈리아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한 녹취가 잇따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뉴스통신사 라프레세가 공개한 녹취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야기한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부 지역의 친러 성향 분리주의자들을 계속 공격하며 자극한 것이 전쟁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서방의 돈과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의 예상치 못한 저항으로 2주면 될 줄 알았던 (특별 군사)작전이 200일을 넘겼다”고 말했다.

라프레세는 전날에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선물을 주고받은 내용의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나는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되살렸다. 내 생일에 그는 보드카 20병과 매우 다정한 편지를 보냈다. 난 그의 진정한 친구 5명 중 제일로 꼽혔다”고 말했다.

차기 이탈리아 정부의 핵심 구성원이 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이 같은 녹취가 공개되면서 집권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는 러시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Fdl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9년 만에 상원의원으로 복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멜로니 대표는 차기 정부는 ‘친나토·친유럽’이 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자신의 대외 기조에 동의하지 않는 정당은 연립정부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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