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이어 김해영도 이재명 직격… 부산 민주당 내부에 무슨 일 있길래?
김 “그만 내려와 달라” 일성
이 대표 ‘비토 기류’와 연관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이 “대표님,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달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전재수 의원에 이어 부산 출신 야권 인사들이 연일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최전선에 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그만하면 됐다”며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달라”고 게재했다. 두 문장에 불과한 짧은 글이지만 야권에서는 김 의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쇄도했다. 친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무책임한 정치에는 입을 꾹 닫고 내부 권력 다툼을 위한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는 것은 기회주의적 정치”라고 힐난했다.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김 전 의원에 항의하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 공유를 요청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부산 출신 민주당 인사들의 이 대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부산 북강서갑을 지역구로 둔 전 의원이 이 대표의 방산주 매입과 관련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개인적 이익, 개인적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부산 출신 인사들이 ‘이재명 리스크’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간 부산에서 감지되는 이 대표에 대한 비토 기류와 연관돼 있다. 올 8·28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전국 권리당원 득표율은 81.33%를 기록했으나, 부산에서는 73.69%에 그쳤던 만큼 지역 민심을 마냥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반면 원외 지역위원장들 사이에서는 다소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이재명 체제에서 최고위원으로 합류한 서은숙 시당위원장을 비롯, 다른 원외 위원장들은 이 대표 엄호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대조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부산 야권의 권력 분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존 전·현직 의원 중심의 부산 민주당이 ‘서은숙 체제’를 기점으로 세대 교체를 노린다는 것이다. 부산 야권 관계자는 “부산에서 원내 지역위원장과 원외 지역위원장 간 교류가 예전같지 않다”며 “야도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구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