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방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수부 대책 없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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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첫 국회 농해수위 국감
위원들, 해수부 안이한 대응 질타
부처 TF 총리·장관급 확대 개편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주문도
조승환 장관 “만반의 준비” 답변만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및 소관기관 종합국감에서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및 소관기관 종합국감에서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윤석열 정부 첫 국회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는 마지막날까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었다. 농해수위원들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을 앞두고 새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집중 질타하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조속한 대책 마련과 함께 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2022년도 해양수산부 종합감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향후 대응방안 및 제언’ 정책자료집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안으로 △관계부처TF(태스크포스)의 국무총리·장관급으로 개편·역할 확대 △해양수산부 내 후쿠시마 오염수 전담조직 신설 △국제공조 및 외교 노력 병행 △국제법상 제재 방안 검토 등 4가지 방안을 주문했다.

현재 관계부처TF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 차관급 혹은 실무자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소 위원장은 관계부처TF를 장관 및 실·국장급으로 격상하고, 사안이 중대하고 시급한 만큼 국무조정실장이 아닌 국무총리가 책임을 지고 방류 대응 문제를 총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 위원장은 관계부처TF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주무부처는 해수부라며, 차관 직속의 ‘수산물방사능안전대응반’을 장관 직속 기관으로 격상시켜 ‘(가칭)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반’을 신설해 오염수 방류의 사전·사후 전(全) 과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해양법협약 상 강제 분쟁해결 절차 가운데 하나인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우리나라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방류할 오염수의 동일한 시료에 대해 각국이 자국의 입장에서 이를 조사·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문제점이 발견될 시 이를 공론화해 일본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요구할 수 있도록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 위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중대한 국가적 사안이자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안호영 의원도 이날 종합감사에서 국제법에 따라 포괄적 환경영향평가와 방류금지 잠정조치를 청구할 것을 주문했다.

안 의원은 “원전 오염수 방류는 유엔 해양법 협약이 규정한 포괄적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며 “일본이 이를 거부할 시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금지 잠정조치를 법적으로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내년 이맘때 국감에서는 우리 수산물을 놓고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며 “원천적으로 방류를 저지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장관급 범정부TF(태스크포스) 회의가 단 한 차례만 열리는 등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해수부는 수산인의 권익과 국민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대응TF에 가서 국제법 절차에 따라 오염수 방류를 강력히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의원들의 질책과 주문에 조승환 장관은 “원전 오염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정부로서도 만반의 대응을 하고 있고,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이르면 내년 4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염수 속 삼중수소 방사능 총량이 약 860조 Bq(베크렐)로, 한국 원전 전체에서 연간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4배를 초과하는 양으로 알려졌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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