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최단기 불명예 퇴진… 차기 수낵 유력
“공약 지킬 수 없어 물러난다”
24일 차기 총리 선발 절차 돌입
수낵·존슨, 경선 앞두고 회동
22일 런던 자택에서 나서는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간)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면서 후임이 누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 간 2파전이 유력한 가운데 수낵 전 장관이 앞서 있는 형국이다. 이르면 24일 차기 총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은 트러스 총리의 사임에 따라 24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차기 대표를 뽑는 절차에 돌입한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트러스 총리는 20일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올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역대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BBC는 22일 수낵 전 장관과 존슨 전 총리가 보수당 대표를 뽑는 경선을 앞두고 회동했다고 전했다. 존슨 전 총리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이날 급거 귀국했다. 보수당 내부에서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선거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경선에서 후보 등록을 하려면 24일 오후 2시까지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BBC에 따르면 22일 오후 기준 수낵 전 장관은 의원 128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존슨 전 총리가 45명, 일찌감치 선거 출마를 선언한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가 23명을 확보했다. BBC는 보수당 의원 357명 중 203명이 지지 후보를 밝혔다고 전했다.
현지 주요 언론은 이날 양자 회동에서 수낵 전 장관과 존슨 전 총리가 단일화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수낵 전 장관이 존슨 전 총리에게 외무장관이나 내무장관직을 맡아 달라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전직 총리가 직급이 낮은 장관직을 맡은 전례는 앨릭 더글라스-홈 전 총리가 1970~1974년 외무장관을 맡은 것이 마지막이다.
현지 언론은 수낵이 선두를 굳힐 것으로 본다. 수낵은 올 7월 당 대표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다 트러스 총리에게 역전당했다. 트러스 총리의 섣부른 감세정책 도입을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24일 당 대표 후보 등록 결과 자격을 갖춘 후보가 1명이면 다른 절차 없이 차기 총리 겸 대표로 확정된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