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30엑스포 일본 지지 이끌어내나… 주요 도시 협력 선언
‘한일해협 연안 교류 지사회의’
박형준 시장 참석 부산 지지 요청
나가사키·후쿠오카 등 4개현 지사
‘공동성명문’ 통해 지지·협력 선언
유치전 중반 일본 공개 지지 ‘중요’
도쿄·오사카서 정·재계 인사 접촉
한일해협 연안 8개 시·도·현 지사와 시장이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지지하기로 했다. ‘제30회 한일해협연안 시도현교류 지사회의’에 참석한 오영훈(왼쪽부터) 제주지사, 무라오카 쓰구마사 야마구치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핫토리 세이타로 후쿠오카현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오이시 겐고 나가사키현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난리 다카시 사가현부지사.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대한해협 연안 일본 주요 도시들로부터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을 지지하겠다는 성명을 이끌어내면서 일본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이 본격화하면서 정부와 부산시는 중반 판세 변화를 위해 주요 국가의 공개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그중 국제박람회기구(BIE) 내 위상이 높은 일본 공략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부산시는 나가사키, 후쿠오카, 야마구치, 사가현 등 대한해협에 인접한 일본 4개 현 지사가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을 지지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선언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2~23일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열린 ‘제30회 한일해협 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에 참석해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지지를 요청했고, 회의 참석 한·일 8개 시·도·현 지사와 시장 전원이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뤄졌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 일본 내 부산 지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23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찾았으며 마지막 일정으로 지사회의에 참석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8개 시·도·현 지사와 시장은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적극 지지하고 협력한다는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야마구치현 지사 등 일본 측 4명과 부산시장, 전남·경남·제주특별자치도 지사 등 한국 측 4명이 이름을 올렸다.
부산시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 중반 판세 변화를 위해 가급적 이른 시기에 주요 국가를 부산 지지 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동안 국제 행사 유치전에서 서로 상대국을 공개 지지하며 신뢰를 쌓아 온 일본을 우선 교섭 국가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사례로 한국은 2025월드엑스포 유치전 때 일본 오사카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일본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친 다양한 교류·협력 채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도 1992년 출범 이후 30년간 단 한 차례도 중단된 적 없는 대한해협 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를 중요한 기회로 보고, 박 시장이 직접 참석자들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대한해협 연안 4개 현 지지를 이끌어낸 일 말고도 부산시는 도쿄와 오사카 등지를 방문해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일본 내 부산 지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지난 20일 도쿄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리셉션’에는 일본 정부, 국회, 경제계를 아우르는 인사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부산을 지지하겠는 입장을 밝혔으며,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부산의 유치 성공을 기원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이 만난 우시오다 쓰토무 도쿄도 부지사도 최근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언급하며 부산의 유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지난 21일에는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 개최 도시인 오사카부를 찾아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 마스이 이치로 오사카 시장과 만나 두 차례 월드엑스포를 유치한 경험을 공유하는 등 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한 자문을 했다. 박 시장은 또 2025월드엑스포 개최 부지인 인공섬 ‘유메시마’를 둘러보며 박람회장 조성 상황을 살펴봤다.
한편, 박 시장을 비롯한 대한해협 연안 8개 시·도·현 지사와 시장은 제30회 지사회의에서 양국의 공통 현안인 녹색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한 결과 지역 간 관련 교류를 더욱 적극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또 후쿠오카현이 제안한 학생, 청년 등 인재 육성을 위한 신규 공동 교류 사업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