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그룹 조선 3사 공동파업 이어지나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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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과 공동요구안 논의 난항
동시 찬반투표… 26일 결과

현대중공업 전경. 부산일보DB 현대중공업 전경. 부산일보DB

현대중공업그룹 모태인 조선 사업이 올해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난항을 겪으며 파업 위기로 치닫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조선 3사 노동조합은 24일 공동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26일까지 사흘간 이어지고, 결과는 그날 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각 노조가 파업권 확보를 교섭 카드로 사용하는 만큼 3사 모두 가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지난 2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차를 확인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상태여서 이번 투표가 반수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파업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만 해도 매주 화·목요일 2차례 노사 교섭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노조가 추후 몇 차례 교섭하고도 더 이상 성과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구체적 투쟁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노조는 단체교섭 공동 요구안도 마련해 각 회사에 전달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업으로서 작업 성격이 같은데도 매년 단체교섭 때마다 각사 임금 인상 규모 등이 달라서 조합원들 불만이 쌓이고 교섭 진행도 비효율적이니 개선하자는 것이다.

공동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 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비롯해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사회연대기금 10억 원 출연 등이 담겨 있으며 사측과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3사가 별개 회사로 실적과 소재지 등 경영 환경이 서로 달라 공동 교섭은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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