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사태’ ‘안정화 작동’…여야, 레고랜드발 채권 경색 놓고 공방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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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국 적절한 대처로 위기 넘겨”
민주 “김진태 지사, 경제 잡는 선무당”

김진태 강원지사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진태 강원지사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24일 정치권은 소위 ‘레고랜드 사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달 28일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 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힌 뒤 채권 시장이 급속이 얼어붙으며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번졌는데 이를 두고 여야의 입장은 크게 갈렸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소속 김 지사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당국의 적절한 대체로 큰 위기는 넘겼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강원도가 채무이행을 할 수 있음에도 미이행 발표로 불신 키운 데 대해서는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김 지사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김 지사도 이날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초래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부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속한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를 오늘부터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며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과 기업어음(CP) 시장에 일부 자금 경색이 일어나서 정부에서 대규모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이날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좀 더 심각하다는 말이 시장에서 들려와 이를 안심시키고자 긴급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자금시장 경색이 특정 사건(레고랜드) 때문에 발생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당국의 ‘늑장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종합감사에서 “강원도가 레고랜드 지급보증을 거부해 사실상 위기에 불을 댕기는 뇌관 역할을 했다”며 “정부가 위기상황을 방치한 데 이어 김 지사가 그야말로 경제잡는 선무당 노릇을 한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한규 의원 역시 “김 지사가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9월 28일 폭등을 시작했고, 그날부터 민간기업들이 자금조달하기가 어려워졌는데 금융당국은 계속 늑장을 부렸다”며 “어제(23일) 50조 원 지원 대책을 뒤늦게 발표했지만 신용 스프레드는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자금시장의 패닉 사태는 ‘김진태 사태’이고,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실패’”라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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