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마지막 날 민주당사 압색… 정쟁 ‘얼룩’
10개 상임위별 감사 고성·대치로 ‘파행’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24일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장애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윤석열 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지막 날인 24일에도 결국 파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쟁으로 얼룩졌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 10개 상임위별로 종합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재시도하자, 민주당이 국감을 보류하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규탄 회견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외교통일위·국방위는 오전 10시에 개의했다가 곧바로 정회했고, 법사위 등 대부분의 상임위는 아예 시작도 못 했다. 민주당이 오후 의원총회 뒤 국감 참석을 결정하면서 오후 늦게 감사가 진행됐지만, 이마저도 곳곳에서 여야가 대치하며 ‘정쟁’만 주고받았다.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는 예정보다 약 5시간이나 늦은 오후 2시 45분 개의했는데, 여야는 회의 시작 전부터 고성을 주고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보복수사 중단하라’ ‘야당탄압 규탄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자신의 좌석에 붙여놓자 국민의힘이 거세게 항의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요소’라며 피켓 제거를 요구한 데 대해 민주당 이성만 의원은 “내 책상 내가 쓰는 게 뭐가 문제냐. 어디 손가락질을 하고 떼라 마라하고 말이야”라며 거부했다. 이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는데)대법원장이 탄압하느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따졌고,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에서도 이런 거 많이 붙이고 하잖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고 맞받으며 분위기가 거칠어졌다.
한편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는 국내 양대 플랫폼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창업주가 최근 SK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빚은 서비스 장애 사태와 관련 동반 출석해 사과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서버 이중화 조치는 진작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 제공이 미흡했던 것이 있었다. 불편을 끼쳐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이번 IDC(민간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로 서비스 장애가 생긴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