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된 뇌졸중 치료 가능 병원, 전국서 30% 불과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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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망원인 4위 질환
치료 필수 집중치료실 태부족
뇌졸중학회 대책 마련 호소

뇌졸중은 한국인 사망 원인 4위 질환이지만, 전국의 뇌졸중 진료 병원 중 표준화된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30%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일보DB 뇌졸중은 한국인 사망 원인 4위 질환이지만, 전국의 뇌졸중 진료 병원 중 표준화된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30%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일보DB

지난 7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뇌졸중 치료체계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전국의 뇌졸중 진료 병원 중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30%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뇌졸중학회는 한국인 사망원인 4위 질환인 뇌졸중 환자의 후유장애를 최소화하고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전국적으로 보급해야 한다고 최근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급성 뇌졸중 환자는 연간 10만 명이 발생하며,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전체 뇌졸중 중 뇌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는 뇌경색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35%는 심각한 후유장애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 요양병원이나 재활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은 급성기 뇌졸중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시설로, 이곳에서의 치료만으로도 뇌졸중 환자의 사망률과 후유장애를 30% 정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외 진료지침에서는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입원 치료를 조직적인 뇌졸중집중치료실에서 수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뇌졸중집중치료실은 전국적으로 태부족인 게 현실이다. 지난 7월 말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뇌졸중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급성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는 국내 233개 병원 중 99곳에서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15개는 대한뇌졸중학회로부터 인증받지 못한 기관이거나, 자격이 되지 않아 입원료를 산정하지 못한 채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입원료를 산정하는 병원 84개 중에서도 학회에서 평가 및 인증을 통해 진료지침에 따른 표준화진료가 가능하다고 평가가 된 기관은 69개 기관(29.6%)에 불과하다.

학회는 “실제 뇌졸중 환자가 방문하는 전국 병원의 70%에서 뇌졸중집중치료실은 사망률과 후유장애를 줄일 수 있는 필수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학회가 최근 8차 적정성 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춘 병원의 뇌졸중 발생 30일째와 1년째 사망률은 각각 6.5%, 15.1%인 반면 그렇지 않은 병원의 사망률은 각각 8.0%, 17.0%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이 부족한 이유로는 낮은 수가(진료비)가 꼽힌다. 학회는 “일선 의료기관이 설치와 운영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뇌졸중집중치료실은 고도의 모니터링을 하는 전문인력이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수가가 일반 중환자실 수가의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는 2017년 10월 신설된 후 현재까지 한 번도 개선되지 않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16만 710원)보다도 낮은 수가(종합병원 기준 13만 3320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합리하게 낮은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 개선과 인력확충이 우선적으로 실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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