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업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월만 같아라”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황금연휴에 BTS콘서트 겹호재
원도심 호텔·쇼핑 거리 ‘북적’
11월 불꽃축제까지 호조세 기대
일본·대만인 입국 추세가 관건

지난 15일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몰려든 전세계 BTS 팬들의 모습. 부산일보DB 지난 15일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몰려든 전세계 BTS 팬들의 모습. 부산일보DB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도통 기를 펴지 못하던 부산 관광업계가 최고의 10월을 보내고 있다. 개천절과 한글날이 선물한 황금연휴에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BTS 콘서트까지 겹치며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밀어닥친 까닭이다.

뜻밖의 ‘10월 대박’에 가장 반색하는 곳은 단연 원도심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내국인 여행 수요가 살아나며 매출을 상당 부분 회복한 해운대 특급호텔에 비해 이들 원도심 호텔가는 모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올 10월만은 상황이 달랐다. BTS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확정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해외에서 원도심 호텔로 예약 문의가 쏟아졌다. 해운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객실 가격이 저렴하고, 시내 주요 관광지와 가까운 덕분이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3일 개천절과 10일 한글날 대체휴일이 이어지면서 부산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3년 가까이 비대면이나 반쪽 행사로 치러지던 동래읍성축제 등 지역 축제가 일제히 부활했고, 가을부터 재개된 전국의 수학여행 인파도 부산을 지켜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내국인으로 붐비던 이들 호텔가에는 지난 주부터는 BTS 콘서트로 부산을 찾은 외국인으로 대부분 손님이 대체됐다. 이번 주말 예정된 초대형 K팝 행사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덕에 내주까지는 호텔마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크라운하버 호텔 관계자는 “호텔 오픈 이후 이 정도로 압도적인 실적을 낸 한 달은 없었다”며 “10월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있다”고 반색했다.

이들 원도심 호텔가의 바램은 11월 예정된 부산불꽃축제 이후에도 꾸준한 매출 회복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당장 불꽃축제 이후로는 내세울 만한 대형 행사가 없고, 크리스마스 역시 일요일이어서 연휴 특수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관광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중 ‘큰손’이라 할만한 일본인과 대만인의 입국 추세가 우상향을 그려야 예년 수준으로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측은 “일본은 현재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상태지만 역대급 엔저로 인바운드 모객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태”라면서 “조만간 단체 관광이 용이해지는 대만에서 관광객이 쏟아진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현지 방문객은 지속적으로 늘면서 이 같은 희망적인 관측은 힘을 싣고 있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 3개 지점에서 항공 티켓을 현지 발권한 일본 국적 탑승객은 지난 6월 1044명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달인 9월 1만 4466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엔저로 귀국하는 한국인 탑승객의 숫자가 대부분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부산 관광을 택한 현지인의 티켓 발권도 상당히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에어부산 측은 “평년 80% 초반에 수준이던 부산~김포 간 탑승률이 90% 초반까지 올랐고, 소아를 동반한 탑승객이 느는 등 부산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일본 내 수요도 늘어 이번 동계 시즌에는 후쿠오카 노선을 늘리고 삿포로 노선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