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표에 밀린 서병수… 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에 정우택
2차 투표에서 아깝게 떨어져
“국힘, 화합보다 친윤 선택” 비판
‘모래알 PK’ 현실 증명 분석도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25일 국회부의장 후보자로 선출됐다. 김종호 기자 kimjh@
21대 국회 후반기 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에 정우택 의원이 선출됐다. 정의화 전 의원에 이어 12년 만에 부산 출신 국회부의장을 노렸던 서병수 의원은 아깝게 떨어졌다. 이로써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위상 저하와 함께 지역 현안 추진에 타격이 우려된다.
국민의힘은 25일 국회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 의원을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총 108명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정우택(40표) 서병수(39표) 의원이 과반에 미달해 2차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정 의원(49표)이 서 의원(47명)을 2표 차이로 겨우 이겼다.
이번 후반기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집권당의 안이한 정국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선 부산 출신이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다. 게다가 직전 부의장이었던 정진석 의원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재직하고 있어 같은 충청 출신이 국회부의장을 맡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 서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 자리를 양보했고, 정우택 의원이 올 3월 뒤늦게 국회에 재입성해 ‘서병수 대세론’이 두텁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런 최소한의 기본조차 무시한채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일각에선 “친윤(친윤석열) 핵심부가 서 의원을 싫어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전체 의석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소수 여당’이 당내 화합보다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결속력도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부분의 부울경 의원들은 “부산 출신 부의장이 나와야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란 인식이 강했다. 여기엔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의 상당한 성과가 뒷받침됐다. 일부 PK 의원들이 서 의원을 강하게 지지한 이유다.
그러나 서 의원은 1차 투표에서 39표밖에 얻지 못했다. 서 의원이 서울·수도권 및 대구·경북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점을 감안하면 전체 PK 의원(33명)의 상당수가 이탈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차기 총선에서 PK 현역들이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영선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김 의원이 부울경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해 PK표를 분산시켰다는 얘기다. 그는 1차 투표에서 23표를 얻었다. 서 의원과 김 의원 표를 합치면 과반이 넘는다. 행정에 이어 정치도 부울경은 더이상 ‘한 몸’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은 서 의원 본인에게 있다는 지적이다. PK 최다선(5선)이자 ‘대표 선수’로서 부울경 정치권의 위상을 훼손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집권세력의 3각축인 정부·대통령실·여당 핵심부에 PK 출신이 전무한 상황에서 서 의원이 부의장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부울경의 각종 현안 사업 추진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