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널 싫어해 괴물로 키우는 것” 초등 교사 막말에 학생들 등교 거부
경남교육청, 50대 교사 직위해제
'1학년 선생님이 한 말들'이라며 교사의 막말이 기록돼 있다. 연합뉴스
경남 의령군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폭언해 집단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가해 교사는 항의하는 학부모와 면담을 하고도 학생들에게 다시 폭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의령의 모 초등학교 5학년생 일부가 이틀에 걸쳐 조퇴와 결석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13일 수업나눔 촬영을 위해 5학년 담임교사가 1학년 교실로 간 사이에 50대 여성 교사 A 씨가 5학년 교실에서 청소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폭언을 했다.
경상남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진술서들이다. 실제 진술서는 이보다 더 많다. 연합뉴스
이를 알게 된 학부모들이 17일 항의차 학교를 방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다음 날 A 씨는 학생들이 모두 출석하면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21일 A 씨는 학교에 온 일부 학부모와 면담한 뒤 5학년 교실을 다시 찾아 폭언을 반복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이 조퇴했고, 24일에는 5학년생 12명이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그제야 학교 측은 아동학대 정황을 당국에 신고했다.
학생들은 A 씨가 “부모는 너를 싫어해서 괴물로 키우는 것” “네가 이러고도 학생이냐, 농사나 지어라” “너희 부모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부모를 데려오면 교권 침해다” 등 막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교육청은 아동학대사례판정위원회에 이 사안을 넘겨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또 26일 징계 절차에 앞서 A 씨를 직위해제해 학생들과 분리했다. 경찰도 정서적 학대 혐의로 A 씨를 조사할 방침이다.
A 씨는 “개인적으로 힘든 사정이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심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A 씨가 교직을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