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투자·병원 정상화” 고신대병원 노조 총파업 예고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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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 치료 인력 문제 심각
단협 파기하고 내부 갈등 조장”
병원 측과 집중교섭 결렬 땐
다음 달 10일부터 무기한 파업


26일 오전 11시 30분 부산 서구 암남동 고신대복음병원 입구에서 보건의료노조 고신대복음병원지부가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나웅기 기자 wonggy@ 26일 오전 11시 30분 부산 서구 암남동 고신대복음병원 입구에서 보건의료노조 고신대복음병원지부가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나웅기 기자 wonggy@

부산의 한 대학병원 노조가 병원 집행부의 경영을 비판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보건의료노조 고신대복음병원지부는 26일 오전 11시 30분 서구 암남동 고신대복음병원 입구에서 “병원 인력 투자와 대학병원 정상화”를 외치며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간호사, 행정직 등 조합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필수 유지 인력을 제외한 고신대복음병원 노조 조합원 1400여 명은 병원 측과 임금 인상, 인력 투자 등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면 다음 달 10일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고신대복음병원 노조가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면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노조는 “고신대복음병원은 상급종합병원 탈락에 따라 종합병원 수준으로 인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증도 높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어 인력 문제가 심각하다”며 “부족한 인력이 많은 환자를 감당하면 이는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부산시민에게 돌아간다”며 인력 투자를 통한 병원 정상화와 부산시민 건강권 보장을 요구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2020년 전공의 부족 등의 이유로 보건복지부 제4기(2021년~2023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남 동부권의 기존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고신대복음병원만 재지정에 탈락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 높은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종합병원’으로 11개 진료권역별로 인력·시설·진료·교육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3년마다 지정한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제5기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을 준비 중이다.

노조는 병원 집행부가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을 파기하고 구성원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 병원 집행부가 임기 시작과 동시에 노조와 협의도 없이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다”며 “코로나19 유행과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직원들은 휴식도 보장받지 못한 채 고강도 노동에 내몰렸지만 임금은 전국 사립대병원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총파업을 2주 앞두고 병원 측과 집중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 부산지역본부 민병훈 조직국장은 “병원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활동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의료 인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병원 측은 코로나19로 헌신한 직원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말고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비롯해 앞으로의 경영 방침과 투자 계획에 대해 뚜렷하게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고신대복음병원 관계자는 “의료 인력은 상급종합병원 때처럼 유지하고 있고 출산·육아 휴직이 발생하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인력을 충원했다”며 “임금 협상은 노동위원회에서 조정 권고안이 나오면 이에 맞춰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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