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낵 임명장 잉크도 안 말랐는데… 들끓는 조기총선론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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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사이트 88만여 명 서명
여론조사서 조기 총선 56% 찬성
2연속 총선 없이 총리 결정 반발

25일 런던 총리관저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25일 런던 총리관저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25일(현지시간) 출범했지만 조기 총선 목소리를 잠재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집권 보수당의 수장이 잇따라 ‘단명’하며 국민의 신뢰를 잃자, 권력지형을 아예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영국 정부와 하원 청원사이트에는 즉시 조기 총선을 해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돼 25일까지 88만 5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수낵 총리가 차기 총리로 확정된 지난 24일 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56%가 조기 총선을 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총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영국 대중이 극소수에 불과했던 탓에 총선에 대한 요구가 크다”면서 “국민 의사가 직접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지지만으로 전임 리즈 트러스에 이어 리시 수낵 총리까지 결정되자 국민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러스 총리가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조기총선론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트러스 전 총리가 당선된 경선에서는 최종 투표에 참여한 사람이 16만 명가량이다. 이는 영국 인구 6700만 명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낵 총리도 보수당 의원 약 200명의 추천을 받아 총리가 됐다.

CNN 방송은 “영국이 2019년 총선 이후 세 번째 총리를 맞이하게 됐고, 두 차례 연속으로 총선을 이끌지 않은 인물이 총리가 됐다”면서 “이에 새 총리가 민의를 물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현행법에 따르면 다음 총선은 2025년 1월까지 치러져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보수당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는 노동당도 조기 총선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영국 국민은 이 혼돈의 회전문보다 훨씬 나은 것을 누려야 한다”며 보수당을 압박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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