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의 핵관’ 재확인한 장제원, 다시 보폭 넓히나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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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4선 후 부산 시장 도전 관측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국민의힘) 의원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선 후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장 의원이 중앙과 지방정치의 ‘키맨’으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차기 총선과정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핵관’으로 불렸던 장 의원은 올 8월 31일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국회)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2선 후퇴’를 전격 선언했다. 그 이후 장 의원은 상임위와 국정감사 활동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지역구(부산 사상)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과정에서 ‘장(張) 실세’의 위상이 재확인됐다. 예산안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던 윤 대통령이 장 의원에게 다가가 어깨를 2~3번 두드린 뒤 짧은 귓속말을 주고 받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날 윤 대통령이 개별적으로 얘기를 나눈 사람은 장 의원이 유일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장 의원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내년 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과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장 의원이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부산에서의 ‘광폭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장 의원의 외곽조직인 ‘여원산악회’는 내달 12일 대규모 산행에 나선다. 이번 행사에는 부산 전역에서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장 의원 지지자들이 버스 60~70여대의 나눠 타고 경북 영덕에서 집결할 예정이다. 여원산악회는 지난 9일 경남 함양에서 1100여명(버스 23대)의 회원들이 참가해 2년 7개월 만에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이 산악회는 최대 규모의 부산 정치인 외곽조직이다.

부산 정가에선 “장 의원이 2024년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성공한 뒤 2026년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려면 현 정권의 최고 실세답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부산 현안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영향력이 차기 지선까지 계속 유지돼야 하고, 그와 가까운 정치인들이 부산 정치권에 대거 포진해 있어야 한다. 그가 중앙 정치 못잖게 지역 정치에 주력하는 이유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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