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상 이유’로 사퇴? 궁금증 증폭되는 ‘조상준 미스터리’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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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기조실장 돌연 사의
박지원 ‘인사 갈등설’제기

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연합뉴스 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연합뉴스

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둘러싼 여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출근길에 '일신상의 사유'라고 사직 배경을 설명했음에도 궁금증은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조 전 실장의 면직 사유를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일신상의 이유라서 공개하기가 조금 그렇다"면서 "중요한 직책이기 때문에 계속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맞지 않겠다해서 본인의 스타일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적인 것이라면 궁금해하시는 분들한테 말씀을 드릴텐데 개인적인 일이라…"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조 전 실장이 개인적 사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고, 임면권자로서 이를 수용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맞지 않겠다'라는 설명에 대해 건강 상의 문제가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인사갈등설도 계속 흘러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주니 조 실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 전 실장의 사퇴를 두고 갖은 추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인사 알력설'을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인사는 결국 망사였다. 국정원에서부터 참사가 일어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 2, 3급 인사를 해야 하는데, 조 전 실장이 자신의 안을 청와대(대통령실)로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해외에 나갔다 온 김규현 국정원장이 보니 자기 생각대로 안 돼서 다시 올린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고심하다가 그래도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결정을 잘했다고 본다"며 "어떤 조직이든 문제가 있으면 측근보다는 상급자 의견을 일단 들어주고 조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 국정원의 조직과 인사, 예산을 총괄하는 '국정원 2인자'가 발탁된 지 4개월여 만에 자리를 떠난데 대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설정보지 등에서는 조 전 실장의 비리 연루설, 음주운전설 등이 나오고 있으며, 사퇴 시점이 왜 공교롭게 국감 일정과 겹친 것인지, 아무리 대통령이 임면권자라하더라도 직속상관인 국정원장을 '패싱'했다는 점 등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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