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밖에 안 남았다는 말에… 윤 대통령 “2시간 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장관 등 20여 명과 ‘활성화’ 논의
공감대 위해 80여 분 회의 생중계
윤 “모든 부처 산업 활성화 앞장을”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컴퓨터 화면에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화면을 시청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주재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제 부처 장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20여 명은 80여 분간 경제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날 회의는 정부의 노력을 적극 알리고 국민 공감대를 넓히자는 취지로, 앞서 비공개로 하던 회의를 방송으로 생중계해 전 국민에게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너무 긴장하지 말라.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될 것 같다”고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기본 경제정책 방향은 공정한 시장질서 하에서 기업들이 창의와 자율로써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관리를 한다는 것”이라며 민간 주도 경제성장을 위한 지원 방침을 재차 밝혔다.
경제부처 장관들은 윤 대통령의 독려에 맞춰 새 정부 초반 맞닥뜨린 위기를 미래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한 분야별 대책을 쏟아냈다. 이날 회의에서는 모든 정부 부처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주문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방위산업 수출과 관련, “국가 전략 산업이자 먹거리 산업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중동 지역과 유럽 지역에 원전과 방산의 패키지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정부 부처가 합심해야 한다”고 거듭 독려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조만간 부처 명칭도 국방과 산업을 결합한 국방산업부로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끼어들어 장내에서 폭소가 터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사회 서비스 산업부로 봐야 하고, 국방은 방위산업부가 돼야 하고, 국토교통부도 인프라건설산업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대책 발표가 하이라이트였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1월 중에 부동산 규제 지역을 추가 해지하고, 중도금 대출 보증을 분양가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어받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까지 허용하고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가 새로운 정책발표보다는 경제상황에 대한 토론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뒤집혔다.
사회를 맡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오늘 국토부 장관님이 여기서 굉장한 성과를 올리신다”며 “경제 활성화에서 국토부의 몫이 굉장히 커진 것이니까 단단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모빌리티, 바이오,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등 10개 분야를 정해 5년 동안 2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유망 스타트업 1000개 사 이상을 발굴해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중계 시간인 80분이 끝나가면서 최 수석이 “예상보다 시간이 지연돼 4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2시간 하기로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빨리 끝나나”라고 되물어 눈길을 끌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