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대신 자유” 끝없는 추모 행렬에 이란 반정부 시위 절정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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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니 묘소에 추모객 1만여 명

26일(현지시간) 이란 사케즈 마흐사 아미니 묘소 근처에서 반정부 시위대 속 한 여성이 히잡을 벗고 차량 위에 올라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이란 사케즈 마흐사 아미니 묘소 근처에서 반정부 시위대 속 한 여성이 히잡을 벗고 차량 위에 올라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의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사건이 40일째를 맞는 가운데 이란 반정부 시위가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했다. 가족들이 고문에 따른 사망으로 주장하면서 이란 여성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들끓었다.

이란 인터네셔널, 반관영 ISNA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사케즈 교외에 있는 아미니의 묘에는 1만 명의 인파가 몰려 정부를 규탄했다. 추모객들은 “여성, 생명,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여성은 히잡을 벗어던지거나 손에 들고 행진하기도 했다. 또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올해 축출” 등 정부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ISNA통신은 이날 현장에서 보안군과 추모객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보안상의 이유로 이 일대의 인터넷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반면 에스마일 자레이 쿠샤 쿠르디스탄주 주지사는 국영 언론을 통해 “도시는 경찰의 통제 속에 있으며, 모든 교통 상황도 안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테헤란, 이스파한, 마샤드 등지에서도 아미니를 추모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SNS에는 경찰이 시위대와 건물 지붕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공격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이날 시아파 본거지에서는 테러도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인조 무장괴한이 쉬라즈 시아파 본거지에서 총격을 벌여 최소 15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이란 사법부는 괴한 중 2명이 붙잡혔으며 1명은 도주했다고 전했다. 총격 이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사건 배후를 자처하며 사망자가 2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은 이번 총격은 반정부 시위와 연관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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