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회장’ 된 이재용 “더 신뢰받는 기업 만들겠다”
이 부회장 ‘회장 승진’ 이사회 의결
취임 행사 없이 법원 공판 출석
4대 그룹 모두 3~4세대 총수 체제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사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평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중시해 온 만큼 이 같은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신임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데 이어 4년여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이사회 의결 후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곧바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사건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재계에서는 1960∼1980년대에 태어난 창업주 3세대와 4세대가 전면에 나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그룹도 3세 경영인인 1960년생 최태원 회장이 이끌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2020년 10월에 1970년생 정의선 회장으로 3세 경영을 시작했다. 4대 그룹 총수 중 막내로 2018년 6월 구본무 전 회장 별세로 LG를 맡게된 구광모 회장은 1978년생으로 40대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3분기 영업이익이 30% 넘게 급감하는 등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852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6조 7817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 증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