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 수장 마음 잡아라”… 정부·부산시, 2박 3일 밀착 마크
부산시·유치위 국제콘퍼런스 공동 개최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에 최고 영향력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 방한
오늘 예정지 북항 요트 타고 둘러봐
“부산의 진정성 보여줄 다시 없는 기회”
27일 오후 서울 대한상의에서 진행된 국제콘퍼런스에서 디미트리 케르켄테즈(오른쪽) 사무총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악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결정권을 쥔 국제박람회기구(BIE)에서 최고 영향력을 가진 인사로 알려진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이 방한하면서 정부와 부산시가 한국의 2030월드엑스포 유치 의지와 준비 상황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만반의 대비를 하고 그의 방한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2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제9회 국제콘퍼런스’에 케르켄테즈 사무총장과 최재철 의장 등 BIE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2014년 처음 개최한 후 올해 9회째를 맞는 이번 콘퍼런스는 부산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2030부산월드엑스포가 보여줄 주제와 부제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한 전문가들의 지혜를 얻기 위해 마련됐다. 이 국제콘퍼런스는 한국의 오랜 엑스포 유치 경험과 여정을 보여주는 산 역사로 평가된다. 개최 준비 초기에는 부산의 유치 전략과 논리를 개발하는 논의의 장이었으며 국내외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한 기회였다. 최근에는 2030월드엑스포 주·부제를 구체화하는 토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2030월드엑스포에 도전하는 경쟁 도시에는 없는 한국만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BIE 내 최고 실력자로 평가되는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이 이번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한국 정부와 부산시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판단하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밀착 마크를 펼쳤다.
그리스와 영국 이중 국적인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2002년 BIE에 입사한 이후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최고 박람회 전문가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사무차장 재임 때는 월드엑스포 공식 박물관 건립, BIE 사무국 확대 개편 등 핵심 사업을 이끌었으며 2020년부터는 사무총장으로 BIE 사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후보 도시들의 경쟁 프레젠테이션, 유치계획서 제출, 현지실사 등도 그의 주관 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월드엑스포 도시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의 국제콘퍼런스 참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제2회와 2018년 제5회 행사 때 직접 주제 발표에 나섰으며 2017년 제4회 행사와 2020년 제7회 행사에서는 기조연설을 맡아 아낌없는 조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이 2030월드엑스포 후보 도시인 만큼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이번 방한에서 언론 인터뷰나 공개 발언 등을 일절 진행하지 않은 채 철저히 중립적 입장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와 부산시는 방한 기간 내내 케르켄테즈 사무총장과의 오찬과 만찬을 마련하는 등 그의 마음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등이 총출동해 한국과 부산의 2030월드엑스포 유치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이 직접 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을 방문하는 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방한 이틀째인 28일 오후 직접 부산을 찾아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방문한 후 부산시가 마련한 최고급 요트를 타고 북항을 둘러볼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이 다른 후보 도시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언론 접촉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공식 발언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정부와 부산시도 그의 뜻을 존중해 모든 일정을 조심스럽게 준비했지만 BIE 최고위직 인사인 만큼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개최하는 한국과 부산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직·간접적 노력들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