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났나… 삼성·LG전자, 3분기 영업이익 30%대 급감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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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와 원자재값 상승
반도체·가전 실적 악화 탓

삼성전자의 ‘QLED 8K TV’.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QLED 8K TV’.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19 특수 쇠락에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삼성·LG전자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요감소와 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반도체·가전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한 10조 852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6조 78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대규모 영업이익 감소는 삼성전자 실적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DS) 부문 실적 악화 영향이 컸다. 반도체 부문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23조 200억 원, 영업이익이 49.1% 줄어든 5조 1200억 원에 그쳤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도 3분기 영업이익(2500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67.1% 감소했다.

LG전자도 전장 사업의 성장세로 3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좋지만은 않다. 주력 사업인 TV·가전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4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으나, 작년 3분기(영업이익 5968억 원)에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관련 충당금 약 4800억 원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30.6% 하락했다. 원자잿값 상승과 해상 운임을 비롯한 물류비 인상 등의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삼성전자처럼 TV 사업이 부진했다. 이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영업손실 554억 원을 기록한 것. 지난 2분기에 영업손실 189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그나마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사업본부가 새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이 부문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45.6% 증가한 2조 3454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61억 원으로 사상 첫 흑자를 낸 지난 2분기(500억 원)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3년 9월 LG그룹이 처음 전장사업에 뛰어든 이후 9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LG그룹은 현재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마그나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부터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자동차 통신·조명용 부품을 아우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면서 그동안 반사적 이익을 누렸던 반도체·가전 분야 실적이 줄어들고 있고, 전기차 확대로 전장사업 실적이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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