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신용·전세자금까지… 대출금리 7% 시대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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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2009년 후 13년 만에
추가 금리 인상에 연말 8% 예고
이자부담 가구 전체 35% 넘어
초저금리에 대출 시작 차주 ‘멘붕’

금융위원회는 27일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완화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의 경우 LTV가 70%, 규제 지역은 20~50%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27일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완화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의 경우 LTV가 70%, 규제 지역은 20~50%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약 13년 만에 ‘7%대’ 시대를 열었다. 특히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8%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불과 1~2년 전 초저금리 시대에 대출을 실행했던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28일 기준 연 4.970∼7.499% 수준이다.

한 달 전인 9월 30일(4.510∼6.813%)과 비교해 상단이 0.460%포인트(P), 하단이 0.686%P나 높아졌다.


이는 변동금리 상품의 지표격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17일 2.960%에서 3.400%로 0.440%P 뛰었기 때문이다. 이는 2012년 7월(3.40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연 4.730∼7.141%에서 연 5.360∼7.431%로 올랐다. 변동금리와 마찬가지로 상단이 7%를 넘었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역시 7%대를 돌파했다. 한 달 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5.108∼6.810%에서 5.953∼7.350%로 뛰었다. 하단의 인상 폭은 0.845%P에 이른다.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최고 금리도 지난주 7%를 넘어선 데 이어 벌써 7%대 중반(7.350%)에 다가서고 있다.

시중은행의 7%대 가계대출 금리 시대는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대출 금리가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연말 대출 금리가 8%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과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물가·환율 상승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등에 대응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최소 0.25%P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만큼만 높아져도, 이미 7%대 중반인 가계대출 최고 금리는 8%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한편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이자를 부담하는 가구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당 부담하는 월평균 이자도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가계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미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체 가구 중 ‘이자 부담 가구(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7%로 전년 동기보다 0.9%P 증가했다. 이자 부담 가구는 2020년 상반기(31.8%)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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