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스크린이 뜨겁다
멜로·드라마·코미디·스릴러 ‘풍성’
배우 여진구와 조이현이 연기 합을 맞춘 영화 ‘동감’ 스틸 컷. 고고스튜디오 제공
이달 영화마을 스크린이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로 물든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각양각색 이야기를 담은 신작이 여러 편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다. 20대 청춘들이 나선 멜로 영화부터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드라마와 코미디, 액션·스릴러까지 개성 있는 작품들이 관객을 찾을 예정이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법하다.
정일우 연기 변신 ‘고속도로 가족’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도 출사표
작지만 울림 있는 ‘첫 번째 아이’
청춘 로맨스물 ‘동감’ 테러 액션물 '데시벨'
스릴러 사극 ‘올빼미’ 등 기대작 신고식
포문은 영화 ‘고속도로 가족’이 연다. 2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가족의 의미와 사랑, 연대 등을 깊게 생각하게 하는 휴먼 드라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한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배우 라미란과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주연으로 나섰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 ‘어른들은 몰라요’ 조연출 출신 이상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눈에 띄는 건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다. 라미란은 물론 정일우와 김슬기 모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정반대의 모습으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등이 나선 영화 ‘고속도로 가족’ 스틸 컷. 영화사 설렘 제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이달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이하 블랙 팬서2)다. 이번 작품은 지난 2018년 개봉한 ‘블랙 팬서’의 두 번째 이야기다. 전편의 연출을 맡았던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엔 와칸다 왕국의 왕이자 블랙 팬서인 ‘티찰라’의 죽음 이후 위험에 빠진 왕국과 새로운 수호자의 등장을 담는다. 배우 루피타 뇽오와 레티티아 라이트, 다나이 구리라가 의기투합했다.
오는 10일에는 작지만 울림 있는 영화 ‘첫 번째 아이’가 스크린에 걸린다. 이 영화는 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는 수많은 딜레마를 그린다. 배우 박하선이 엄마 정아를 맡아 워킹맘이 마주한 현실과 이에 따른 차분한 감정선을 보여준다. 영화 ‘특별수사’와 ‘암수살인’ 등의 연출부 출신인 허정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 ‘첫 번째 아이’ 스틸 컷. 영화사 화원 제공
배우 여진구와 조이현이 연기 합을 맞춘 영화 ‘동감’ 스틸 컷. 고고스튜디오 제공
풋풋하고 싱그러운 청춘을 만날 수 있는 작품도 관객을 찾는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동감’은 배우 여진구와 조이현이 나선 청춘 로맨스물이다. 1999년의 대학생 용과 2022년의 무늬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로 소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2000년 개봉한 영화 ‘동감’의 리메이크작이다. 여진구와 조이현 이외에도 배우 김혜윤이 용의 첫사랑 한솔 역을, 나인우가 7년째 무늬 옆을 지키는 친구를 연기한다.
배우 김래원과 이종석은 오는 16일 테러 액션물 ‘데시벨’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이 영화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와 전직 해군 부함장의 대립을 그린다. 배우들의 선 굵은 액션 연기와 특수 효과로 완성한 도심 폭파 장면을 볼 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황인호 감독은 “최대한 컴퓨터 그래픽(CG) 도움 없이 현실적인 폭발 장면을 위해 최대한 실제 특수 효과를 이용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래원과 이종석, 정상훈, 박병은, 이상희, 조달환, 차은우 등이 연기 합을 맞춘다.
배우 김래원과 이종석이 의기투합한 영화 ‘데시벨’ 스틸 컷. 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올빼미’ 스틸 컷. NEW 제공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올빼미’는 스릴러 사극의 외피를 입었다. 실록에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과 여기에 얽힌 미스터리를 극화한 작품이다. 배우 유해진이 인조 역을 맡아 데뷔 후 처음으로 왕 연기에 도전한다. 류준열은 소현세자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맹인 침술사를 연기한다. 유해진과 류준열은 이 작품으로 영화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에 이어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를 낸 배우 마동석도 돌아온다. 이달 중 개봉하는 영화 ‘압꾸정’에서다. 압구정 토박이가 한 성형외과 의사와 함께 ‘K뷰티’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배우 마동석과 정경호, 오나라, 최병모, 오연서 등이 출연한다. 말맛 살린 대사와 유쾌한 장면을 가득 담았. 영화 ‘동네 사람들’ ‘슈퍼스타’ 등을 연출한 임진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진두지휘했다.
영화계는 이번 신작 개봉으로 관객의 발길이 다시 극장가로 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지만,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시장에서도 그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하는 등 극장가가 좀처럼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 영화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이젠 비성수기와 성수기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며 “이달 개봉하는 작품의 관객 수를 보고 앞으로 개봉을 미뤄둔 영화들을 얼마나 선보일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